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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먹은 방문진 이사회
이근행 위원장, “독재정권에도 없던 일이다”
2010-02-08 10:54:03 | 최종 업데이트 : 2010-02-08 11:01:40 작성자 : 장창훈 기자 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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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행 MBC 노조 위원장은 언제나처럼 문어체가 아닌 구어체로 또박또박 명확한 명분을 전달했다. 이 위원장은 “엄기영 사장의 인사권을 존중하지 않는 방문진의 인사권 개입은 MBC의 정치적 독립성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이 위원장은 “엄기영 사장이 그 동안 MBC의 정치적 독립성을 충분히 지켜왔다”고도 했다.

 

방문진 이사회는 당초 8일 7시 30분 소공동 롯데호텔 1층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8시가 넘도록 김우룡 이사장을 포함 여당측 이사진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방송과 신문 및 인터넷 취재진들과 MBC 노조원들을 포함해 50여명이 모였다.

 

8시 30분쯤 신관 14층으로 장소가 변경됐다는 소식이 뒤늦게 전달됐다. 사다리, 삼발이, 촬영카메라, 노트북등을 메고, 들고 취재진들은 무리지어 14층으로 몰려갔다. 이근행 MBC 노조 위원장이 앞장섰다. 엘리베이터가 오르는 도중 5층에서 갑자기 멈췄다가 3층으로 뚝 떨어지고, 담당 안내원은 다른 승강기를 이용하라면서 자리를 뜨는 등 복잡한 사건들이 진행됐다.

 

14층 방문진 이사회가 개최되는 곳으로 이근행 위원장은 곧장 직행했다. 담당 소공동 롯데호텔 근무자들이 무력으로 막아서는 등 거친 욕설이 진행되기도 했지만, 취재진들을 포함해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다. 안경알을 잃어버린 한 호텔 근무자가 “XX새끼, 법적 대응하겠다. 고발할거야”라고 말을 했지만, 이후 질서가 찾아왔다.

 

이근행 위원장이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위원장은 준비해온 별도의 원고 없이 방송 카메라 및 취재진들을 정면으로 응시하면서 현 사태에 대한 노조의 입장을 전달했다. 그는 단어 선택에 신중함을 가지면서도, 강한 어조로 문장을 나열했다.

 

이 위원장은 “1989년 방문진이 만들어진 것은 정치로부터 MBC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합의에 의한 것이다”면서 “정권의 꼭두각시로 인사권에 개입하는 것은 MBC의 자율성과 책임경영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유신체제, 군사정권에도 없었던 정권의 언론장악이 시작됐다”며 “MBC가 죽으면 이 나라의 언론이 죽고, 민주주의도 죽게 될 것이다. 어떤 희생을 감수해서라도 이러한 몰상식한 언론탄압을 막겠다”고 표명했다.

 

이근행 위원장이 방문진 이사회가 열리는 회의장소로 들어가 의사전달을 하겠다고 입장을 밝히자, 호텔 관계자들은 모든 노조원들이 들어갈 수 없고, 대표자들만 들어간다면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즉시 이근행 위원장은 노조원들을 1층으로 보내고, 본인 및 취재진만 들어가는 것으로 합의점을 받았다. 이근행 위원장은 엄기영 사장 및 김우룡 이사장이 함께 의논중인 회의장소에 들어갔고, 본인의 의사를 분명한 어조로 동일하게 전달했다.

 

이후 임명될 MBC 두 이사에 대한 엄기영 사장의 결정만이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방문진은 MBC의 이사 선임권이 있고, 엄기영 사장은 MBC 사장으로서 두 이사에 대한 보직임명권이 있기 때문이다.

 



엄기영 사장이 두 이사의 제작본부장 및 보도본부장 임명을 보류하고, 방문진과 선을 그을 지, 두 이사의 본부장 임명을 받아들이고 MBC 노조와 선을 그을 지, 아니면 이것도 저것도 아니고, 사퇴로서 현 사태를 조기 수습할 지 지켜볼 일이다.


[덧붙이는글]
2010-02-08 10:54:03 ⓒ Media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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