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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와 까치의 전쟁
새들도 전쟁을 한다. 국회쪽에 위치한 여의도 공원을 지날 때면 자주 목격한다. 까치떼와 까마귀떼의 치열한 싸움이다. 오늘도 까마귀떼가 깍깍 거리면서 공원 주면을 맴돌자, 까치떼가 까치집을 지키려고 보초를 선다. 덩치큰 까마귀는 소리로만 공포탄을 쏜다. 깍깍.
엄기영 사장이 사퇴의사를 밝혔다. 인터넷으로 확인해보니 까마귀가 깍깍거리는 시점이다.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이근행 MBC 노조 위원장의 기자회견을 끝으로 철수해서 이후 소식을 듣지 못했는데, 노조측의 예상데로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이 강행한 것 같다. 엄 사장이 두 이사에 대한 보직인사를 실시하고 사퇴할 지, 그렇지 않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MBC 노조와 방문진, 야당과 여당, MB와 박근혜, 정지민과 진중권, 검찰과 PD수첩 등 한국 현 상황은 마치 까마귀떼와 까치떼의 싸움같다. 작게 보나, 크게 보나, 이쪽을 보나, 저쪽을 보나 모두 까마귀와 까치들이다. 누가 까마귀인가? 또 까치인가? 묻는 질문은 어리석다. 누가 까마귀가 되고 싶겠는가?
민주당은 엄기영 사장의 사퇴와 관련해 즉각 논평했다. 민주당은 “현 정권이 정연주 KBS 전 사장을 몰아냈듯이 방문진이 엄기영 MBC 사장을 몰아냈다”면서 “김우룡 이사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자에서 망나니로 전락했다”고 논평했다. 또 “김우룡 이사장의 이번 결정은 주홍글씨처럼 평생 따라다닐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논평 중간에 “단내가 난다”며 입맛을 다시기도 했다.
진보신당은 “김우룡 이사장이 사장도 겸직한다고 해라”면서 “MBC를 MB방송으로 장악하려는 의도가 진행됐다. 방문진은 MB 청와대의 MBC 파견소다. 방송문화진흥회가 방송문화진압회가 됐다”고 논평했다.
새들도 전쟁을 한다. 까마귀나 까치나 새의 한 종류이겠지만, 나에게 있어서 까치는 착한 조류, 까마귀는 불길한 조류로 인식되어 있다. 이 둘에 대한 인식의 이미지는 문화적 영향에 따른 것이다. 까마귀를 보면 기분이 별로 좋지 않고, 까치를 보면 기분이 참 좋다.
나는 이러한 인간 군상들의 싸움 자체가 까마귀라고 생각한다. MBC 노조와 방문진의 충돌이 마치 불길한 조짐을 깍깍거리는 까마귀같다는 느낌이 든다. 국회쪽으로 이동하는 도중에 까마귀떼와 까치들의 전쟁을 목격하면서, 불길한 느낌이 자꾸 든다. 정국의 대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8기 MBC 노조 집행부와 8기 방문진 이사회의 향후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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