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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행 위원장, 언론자유 십자가 지겠다
총파업 찬반투표 설 이후 곧장 진행될 듯
2010-02-09 13:58:25 | 최종 업데이트 : 2010-02-09 14:02:46 작성자 : 장창훈 기자 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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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행 MBC 노조 위원장이 언론자유의 십자가를 지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강동구 KBS 노조 위원장도 김인규 KBS 사장 선임과 관련해 “십자가를 지겠다”고 했지만, 결국 십자가를 지지 않고 도망간 베드로가 됐다면, 이근행 위원장의 십자가 발언은 책임성 있는 선포로 여겨진다.

 

MBC 노조가 전쟁조직을 구축했다. 곧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윤현 이사 및 황희만 이사가 각각 제작본부장 및 보도본부장으로 임명되고, 엄기영 사장은 공식 사임한 이후, MBC의 칼자루는 이근행 노조 위원장에게 맡겨지게 된 것이다.

 

MBC 노조는 8일 전국대의원회를 소집해 노동조합 중앙집행위원회를 ‘공영방송 MBC 사수를 위한 비상대책 위원회’(이하 비대위)로 전환하고, 비대위에 총파업 찬반 투표 실시와 파업시기 및 방법 등에 대한 결정 권한을 위임하는 안건을 승인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근행 MBC 노조 위원장이 방문진 이사회가 열린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근행 MBC 노조 위원장이 방문진 이사회가 열린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비대위는 9일 오후 5시 조합원 비상총회를 열어 조합원들에게 현 상황을 보고하고, 오는 11일 부터 시작되는 ‘총파업 찬반투표(시기와 방법을 비대위에 위임한다) 안건’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노조는 “방문진은 김우룡 이사장이 추천한 후보들을 6:0 몰표로 새 이사에 선임했고, 김종국 기조실장이 사회를 본 가운데 열린 MBC 이사회에서는 보직이사 호선을 통해 황희만 울산MBC 사장을 보도본부장, 윤혁 부국장을 제작본부장으로 선출했다”고 전했다.

 

안광한 MBC 이사도 편성본부장에 같은 날 선임됐다. 안광한 본부장은 MBC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지 않아, 노조가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 엄기영 사장은 8일 오후 5시쯤 회사를 떠나며 “MBC가 위기를 맞고 있지만 모두 극복할 수 있는 위기”라며 “구성원들이 MBC를 지켜 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근행 위원장은 전국대의원회에서 “MBC 노동조합은 구성원들과 함께 마지막으로 남은 공영방송 MBC를 권력으로부터 지켜내, 언론독립의 마지막 보루로서 시대의 십자가를 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십자가는 성경적 의미로, 직장을 잃을지라도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포함한다.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을 대항해 언론사내 직업은 하나의 겉옷 쯤으로 생각하는 것을 의미한다. 언론인은 언론사에서 봉급을 받지만, 원론적 의미로 언론사 사장은 국민이기 때문이다.

 

KBS와 MBC는 다르다. 방송계도 다르고, 노조 성향도 다르다. 지난해 김인규 KBS 사장이 임명됐을 때 KBS 노조는 거친 말투와 몸싸움 및 “죽으면 죽으리라”는 당찬 구호들을 내놓았지만, 김인규 사장과 결국 손을 잡았다. “손을 잡을 것이다. 말로만 그런 것이다”는 이야기들이 사실로 증명된 순간이었다.

 

MBC는 KBS와 투쟁 방향이 완전히 다르다. MBC 노조는 많은 말이 있지도 않고, 거친 몸싸움도 없다. 목표가 분명하고, 이근행 위원장이 보여주었던 지금까지의 노선은 방문진 및 정권과 대결구도이다. 또 그는 항상 말을 아껴왔다. 8일 롯데 소공동 호텔에서야 비로소 그는 “엄기영 사장이 정치적 독립성을 지켜왔다”고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개인적 측면에서 KBS와 MBC의 두 노조를 비교한다면, KBS 노조는 직장 보호를 위한 강력한 주장을 요청했고, 그러한 주장이 받아들여지면서, 강경 노선을 주장하는 세력이 갈라졌다.

 

반면 MBC 노조는 직장을 버리고서라도 언론자유를 탄압하는 정치세력과 대항해 싸우겠다는 입장이 분명하다고 본다. 이런 측면에서 KBS 김인규 사장 낙하산 임명과 MBC 김종오 사장 후임설은 다르다고 본다. 자칫 KBS를 얻은 MB정권이 KBS를 잃는 지경으로 불똥이 번질 위험도 감수해야 하지 않을 듯 싶다.

 

MBC 노조 8일 공식 입장에 따르면, 노조는 “군부독재도 형식적으로나마 사장의 인사권을 존중하는 최소한의 예의는 지켰다”면서 “방문진은 군사 작전을 펼치듯 이사회 장소까지 옮겨 가며 야당 추천 이사들이 불참한 가운데 MBC 이사 선임을 강행했다”고 전했다.

 

또 “오늘로 방문진은 죽었다. 역사는 오늘의 폭거를 자행한 김우룡, 김광동, 차기환, 남찬순, 최홍재를 ‘언론 자유의 5적’으로 똑똑히 기억할 것이다”면서 “이명박 정권에게 MBC는 마지막 눈엣가시지만, 국민들에겐 마지막 희망이다. 이제 MBC 2천 조합원은 모든 것을 걸고 이명박 정권의 MBC 장악 음모에 맞서 싸울 것임을 천명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PD수첩의 왜곡보도를 명분삼아 MB정권이 MBC의 인사권을 개입해 언론의 방향을 통제하려는 것은 6월 지방선거에서 민심을 놓치는 치명적 실수로 기록될 확률이 높을 것 같다. MB정권을 떠난 민심이 친박계열을 향할지, 민주당을 향할지, 진보신당 및 기타 야당으로 향할 지 그 방향성에 촉각이 곤두선다.

 

 

 

 

[덧붙이는글]
2010-02-09 13:58:25 ⓒ Media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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