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국보다 낮아…기업 생존율·신생률 해마다 감소..
자유경제원(원장 현진권)은 18일 오후 한국의 기업수명과 기업환경을 조명하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기업하기 힘든 나라, 한국’이란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는 임병인 충북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발표를 맡았으며,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류두진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임병인 충북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의 ‘기업수명 연구’ 발표에 따르면 2012년 기업의 1년 생존율은 59.8%, 5년 생존율은 30.9%이다. 1년 생존율은 지속적으로 하락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최근 들어 점차 기업들의 생존이 어렵다는 것을 함축해주고 있다.
2007년에 신설된 기업의 연도별 생존율을 보면 1년 뒤에는 38.2%의 기업이 사라지고, 2년부터 5년부터 각각 50.7%, 58.5%, 64.2%, 69.1%에 이르고 있다. 이는 5년 뒤에는 10개 중에 단지 3개 기업만이 살아남는 것으로 기업평균수명이 상당히 낮다고 볼 수 있다.
국가별 장수기업 현황을 보면, 창업 200년 이상 장수기업은 일본이 3,113개(43.2%), 독일 1,563개(21.7%), 프랑스331개(4.6%) 순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기업역사가 미비하여 100년 이상 된 기업이 두산 등 7개사(두산, 동화약품, 몽고식품, 광장, 보진재 등)에 그치고, 60년 이상 법인기업도 184개사 수준에 불과하다.
더불어 임 교수는 기업 신생률은 독일 8.7%, 스페인 7.8%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15%로 5개국과 비교하여 가장 높았으나, 기업 생존율 뿐만 아니라 신생률 또한 매년 줄어들고 있는 추세로, 이는 장기적으로 잔존가능기업수를 줄일 수 있음을 시사해준다고 지적했다.
소멸률도 영국 11.8%, 스페인 9%인데 우리나라는 12.6%로 5개국과 비교하여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5년 생존율은 독일 39.8%, 프랑스 51.4%, 이탈리아 49.9%, 스페인 45.7%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30.2%로 5개국 중 가장 낮다고 말했다. (표1 참조)
이 날 토론자로 참석한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낮은 기업생존율은 자본과 기술의 축적을 더디게 만들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지나치게 높은 기업 소멸률을 낮추고 생존율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를 위해서는 창업 지원 위주의 설계가 아닌 ‘재도전 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채무자 친화적인 금융시스템의 마련, 파산 및 회사정리 절차의 간소화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류두진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아무리 거대한 기업이라도 한 순간에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음을 강조하면서 기업은 생산의 효율성과 제품의 차별화를 달성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류 교수는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자율권을 보장해주고, 기업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는 등 사회시스템 전반을 “기업하기 쉬운, 그리고 친근한 환경”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승노 부원장은 우리나라 기업수명은 너무 짧다고 지적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가 정신을 확산시키고 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보호 수준을 낮춤으로써 기업들이 더 많은 노동력 수요를 꾀하도록 만드는 것이 올바른 처방이며 이러한 노동시장의 유연성 강화는 기업의 경쟁력을 장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날 최승노 부원장은 “국가의 경쟁력은 결국 기업에서 나오며 따라서 국민들이 조금이라도 더 윤택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기업에 대한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 자유로운 경영환경에서 시업은 자신들의 경쟁력을 올리고, 기업의 수명을 연장시킨다. 그리고 이는 우리 사회의 풍요함을 높인다” 고 말했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