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연계는 정부의 교육독점 연장선...구조와 인적 쇄신 절실
자유경제원(원장 현진권)은 2015년 6월 8일 월요일 오후 4시, 자유경제원 5층 회의실에서 <EBS, 누구를 위한 교육방송인가>를 주제로 제22차 교육쟁점연속토론회를 개최했다. 수신료를 바탕으로 운영되는 교육방송이 시장경제에 대한 왜곡과 건전한 국가관 형성에 저해가 되는 내용을 상당수 방영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토론회다.

토론자로 참석한 21세기미래교육연합 조형곤 대표는 “EBS가 공교육의 실패를 답습했다”며 “차라리 민간영역에 EBS와 같은 교육방송을 개방하고 질 좋은 교육콘텐츠로 시장에서 승부를 하도록 경쟁을 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조 대표는 “수능 연계 정책이 없어지면 EBS는 당장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며 “정부가 보장하는 독점사업으로 땅 짚고 헤엄치면서 고액 연봉을 받는 EBS의 구조도 문제지만 교육의 장을 이념의 장으로 변질, 학생들의 판단력을 흐리고 왜곡시키는 방송내용들은 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아래는 조형곤 대표의 발제문 전문이다. [편집자주]

 

   
▲ 조형곤 21세기미래교육연합 대표

EBS의 2013년 손익계산서를 살펴보면 연간 매출액은 2714억원, 그중 방송사업수입은 1204억원인데 세부 명목으로는 수신료(166억), 방송발전기금수입(226조), 국고보조금수입(312조), 방송광고수입(400조), 방송사업 기타수입(100조) 등으로 구성된다. 그 외 부대수입사업은 출판사업(1027억), 영상사업(61억), 뉴미디어사업(332억), 기타(91억)로 요약된다.

우리가 내는 시청료 2500원 중에서 3%인 70원이 EBS로 배분된다. 이것만 가지고는 방송국을 운영할 수 없기 때문에 그 두 배에 이르는 국고보조금과 1.4배에 이르는 방송발전기금을 별도로 지원받고 있다.

반면 연간 매출원가는 방송사업비 1528억원, 출판사업비 547억원 그 외 뉴미디어 사업비로 255억원이 지출된다. 부족한 방송사업비 320억원을 출판사업에서 충당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EBS는 고등학교 사교육비 6조원 중 1조원을 절감하는데 기여했다고 주장한다. 무려 1조원의 사교육비 절감 효과를 위해 정부가 지원한 돈은 2012년 260억원, 2013년 226억원, 2014년에는 180억원을 지원받은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조선일보 보도)하는 것이다.

이런 재무상황으로 미루어 보아 최근 EBS가 시청료 인상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EBS는 또 공익·공영적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으면서도 예산의 75%를 자체 조달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다고 주장한다.

   
▲ 교육을 공공재의 영역 안에 가둬두면 실패는 계속 반복된다. 교육은 서비스산업이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할 때 학생과 학부모들은 사교육비를 줄이고 최상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사진=자유경제원

그럼에도 불구하고 EBS의 좌편향 방송에 대한 근거를 충분히 확보한 분석 자료가 이번 세미나를 통해 나왔다. 자료에 따르면 EBS는 공익을 위해 공영적 방송을 한다고 주장한 것과 달리 매우 편향적이고 선동적인 방송을 했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지식채널-e 와 다큐프라임의 일부 내용들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큐프라임의 자본주의 관련 방송은 그 시점이 2012년 대통령선거 기간이어서 더욱 문제가 된다. 더불어 EBS내에 있는 강성 노조는 정부가 임명한 사장이나 이사진들에 대해 불신임 투표로 업무를 방해하기도 했다. 이런 현상은 EBS의 편파적 방송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

이러한 편향적 방송뿐만 아니라 수입의 근간인 교육방송정책의 수능연계는 근본적으로 되짚어 봐야 한다. 그것은 정부가 허용한 교육 독점의 연장선이며, 부실한 교육내용, 부실한 교재가 남발되어도 수능과 연계되는 관계로 민간 출판사들의 참고서보다 압도적 우위에 있게 되는 부작용을 갖게 된다.

이는 공교육의 실패를 반복함은 물론 민간 교육 시장을 죽이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EBS의 수능연계는 일시적으로 사교육비를 줄이는 효과를 가질지 몰라도 교육문제의 근본적 해법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교육을 공공재의 영역 안에 가둬두면 이런 실패는 계속 반복된다. 교육은 서비스산업이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할 때 학생과 학부모들은 사교육비를 줄이고 최상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최상의 교육서비스는 교육산업으로 변할 수 있고 중국의 푸이다이와 같은 세계적으로 엄청난 교육 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는 효과를 가진다. 교육서비스 산업을 통해 창조경제를 실현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위와 같은 사실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불과 166억원으로 EBS를 운영할 수는 없을 것이므로 시청료 2500원 중에서 단 70원만이 EBS로 간다는 사실은 지적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열악한 재정상태를 떠나 지금처럼 EBS가 공교육의 실패를 답습해서는 곤란하다.

차라리 민간영역에 EBS와 같은 교육방송을 개방하고 질 좋은 교육콘텐츠로 시장에서 승부를 하도록 경쟁을 시켜야 한다. 한 달에 70원이 아닌 7만원의 교육방송 시청료를 낸다 해도 콘텐츠 경쟁력이 있으면 국가가 독점 지원하는 공짜 EBS는 보지 않을 것이다.(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교육방송의 수능연계가 없음을 가정한 것이다.)

EBS 수능 연계 정책이 없어지면 EBS는 당장 문을 닫을지 모른다. 정부가 보장하는 독점사업으로 땅 짚고 헤엄치면서 고액 연봉을 받는 EBS의 구조도 문제지만 교육의 장을 이념의 장으로 변질, 학생들의 판단력을 흐리고 왜곡시키는 방송내용들은 더욱 심각한 문제이다. 위와 같은 여러 문제들을 접할 때 교육의 십년대계를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EBS의 구조와 인적쇄신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조형곤 21C미래교육연합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