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내년 아시안컵 개최국이자 강팀 호주와 원정 친선경기에서 아쉽게 패했다.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FIFA랭킹 19위)은 4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의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랭킹 16위)와 친선경기 1차전에서 0-1로 졌다. 한국은 좋은 경기를 펼쳤지만 후반 9분 호주의 반 에그몬드에 선제골을 내주고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한국은 오는 7일 오후 6시 30분 호주 뉴캐슬의 맥도날드 존스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다시 만나 2차전을 치른다. 

   
▲ 케이시 페어가 호주 선수로부터 볼을 지켜내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 여자대표팀은 내년 3월 열리는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호주 여자 아시안컵'을 준비하고 있다. 아시안컵은 '2027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예선을 겸한다. 이번 호주와 2연전은 내년 여자 아시안컵 개최지 환경을 미리 경험하는 좋은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케이시 페어(엔젤시티)가 최전방에 배치된 가운데 이금민과 최유리(이상 버밍엄시티)가 양쪽 윙어로 출격했다. 지소연(시애틀레인)이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했으며, 이영주(레반테 바달로나)와 김신지(AS로마)가 그 뒤를 받쳤다. 수비진은 추효주(오타와 래피드)-신나영(렉싱턴SC)-임선주(인천현대제철)-김혜리(우한 징다)로 형성됐고, 김민정(인천현대제철)이 골문을 지켰다.

호주의 홈경기인 만큼 경기장은 호주 홈팬들이 꽉 들어선 채 진행됐다. 한국은 위축될 수 있는 분위기였음에도 전반 14분 타메카 얄롭의 슈팅을 막아내는 등 신체조건이 우월한 호주 선수들을 상대로 강하게 부딪히는 투혼을 보여줬다.

호주의 거센 공세를 잘 피한 한국이 공격에서도 조금씩 활로를 찾기 시작했다. 전반 27분 이금민이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반대편에 있던 최유리에게 볼을 건넸다. 최유리가 페널티 지역까지 접근한 후 김신지에게 컷백을 내주려 했으나 상대 수비에 막혔다. 전반 29분에는 지소연이, 31분에는 이금민이 각각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하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호주도 반격에 나섰다. 전반 45분 케이틀린 풀드가 1대1 찬스에서 먼 쪽 골문을 향해 슈팅을 때렸지만 골키퍼 김민정이 선방했다. 2분 뒤에는 임선주가 하프라인 아래 지점에서 경고와 바꾸는 반칙으로 맥나마라의 돌파를 저지하며 위기를 넘겼다.

   
▲ 김혜리가 볼을 몰고 전진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전반을 0-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전 초반 불운과 함께 선제골을 헌납했다. 후반 9분 호주가 중원에서 한국의 볼을 끊어낸 뒤 빠르게 역습을 펼쳤다. 왼쪽 측면에 있던 반 에그몬드가 크로스를 올린 것이 수비수 임선주의 머리 맞고 굴절되며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실점 직후 신상우 감독이 교체 카드를 활용했다. 후반 11분 헌신적인 압박을 펼쳐온 케이시 페어를 빼고 문은주(화천KSPO)를 투입하며 최전방에 변화를 줬다.

한국은 분위기를 추스르며 다시 차근차근 공격을 만들어갔다. 후반 28분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볼을 잡은 지소연이 직접 돌파를 통해 문전까지 접근했지만 상대 수비의 태클을 넘지 못했다.

후반 30분에는 이금민과 최유리 대신 최다경(문경상무), 강채림(수원FC)이 투입되며 양 측면 공격진이 모두 바뀌었다. 투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강채림이 오른쪽 측면에서, 최다경이 왼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한 차례씩 배달하며 활기를 불어넣었다.

경기 막바지로 향하며 양 팀 선수들 모두 지칠 때쯤 한국의 세트피스 상황에서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후반 41분 코너킥에서 신나영의 헤더가 상대 골키퍼의 결정적 선방에 막혔다. 뒤이어 전개된 코너킥은 지소연이 골문 쪽으로 곧바로 처리했으나 이마저 골키퍼를 뚫지 못하며 경기는 한국의 0-1 패배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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