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이 현역 마지막 경기에서 가장 휘황찬란한 '라스트 댄스'를 췄다. 흥국생명이 김연경을 앞세워 명승부이자 혈투 끝에 정관장을 누르고 대망의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흥국생명은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최종 5차전에서 정관장과 풀세트 접전을 벌여 3-2(26-24 26-24 24-26 23-25 15-13)로 이겼다.
정규리그 1위를 한 흥국생명은 안방에서 열렸던 챔피언결정 1, 2차전을 모두 이겼다. 하지만 대전 원정 3, 4차전에서는 정관장에 내리 졌다. 그리고 다시 홈으로 돌아와 치른 이날 5차전을 이겨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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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국생명이 정관장과 역대급 명승부 끝에 3승2패로 이겨 통합우승을 이뤄냈다. /사진=KOVO 공식 SNS |
흥국생명은 2018~2019시즌 이후 6시즌 만에, 통산 4번째로 통합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5번째다.
정관장은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뒤 플레이오프에서 현대건설을 2승 1패로 누르고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2011~2012시즌 이후 13시즌 만에 통산 4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도전했던 정관장은 흥국생명과 역대급 열전을 벌이며 길이 남을 명승부 시리즈를 연출했으나 끝내 정상에 오르지는 못했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흥국생명 에이스 김연경을 위해 완벽하게 꾸며진 무대와 같았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은 팀을 정규시즌 1위로 이끈 데 이어 통합우승까지 일궈내며 가장 극적으로 선수생활의 대미를 장식했다. 선수로서 마지막 무대에서 개인적으로 16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으니, 여한을 남기지 않게 됐다.
이번 챔피언결정전 5경기에서 총 133점을 올리는 맹활약을 펼치며 우승의 주역이 된 김연경은 기자단 투표 31표를 싹쓸이하며 만장일치로 챔피언결정전 MVP로 선정됐다. 이보다 더 완벽한 '라스트 댄스'도 없을 것이다.
해외에서 오래 활약한 김연경은 2005~2006시즌, 2006~2007시즌, 2008~2009시즌에 이어 개인 4번째 챔피언이 됐고, 매번 MVP 트로피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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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하는 김연경이 흥국생명의 통합우승을 이끌고 챔피언결정전 MVP를 차지했다./사진=KOVO 공식 SNS |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명승부의 끝판왕이었다. 당연히 우승한 흥국생명이 주연이 됐지만, 패한 정관장도 조연이 아닌 공동 주연이었다.
흥국생명이 3-0으로 이긴 1차전을 제외하면 두 팀은 2차전부터 5차전까지 모두 풀세트 접전을 벌였다. 정규시즌 잘 해왔던 흥국생명은 계속 잘 했지만, 정관장 선수들이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올라온 체력적 부담에도 놀라운 투지를 보이며 끈질기게 맞붙은 결과였다.
이날 5차전도 끝까지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모든 세트의 승패가 2점 차로 갈렸다. 어느 한 팀도 쉽게 양보하지 않았고, 스코어가 뒤져도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흥국생명이 두 세트를 먼저 따내 우승 한 발 앞까지 먼저 다가섰지만, 정관장이 대반격에 나서 3, 4세트를 잡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치 앞서 치렀던 1~4차전을 축소해 1~4세트를 치른 듯했다.
마지막의 마지막이 된 5세트. 흥국생명이 한 점씩 계속 앞서 나갔다. 정관장은 처지지 않고 계속 따라붙었다. 14-13으로 먼저 매치 포인트이자 챔피언 포인트에 도달한 흥국생명은 투트쿠의 퀵오픈이 성공하며 길었던 대접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흥국생명에서는 김연경이 34점으로 변함없이 주포 역할을 해냈고, 투트쿠가 26점으로 든든히 뒷받침을 했다.
정관장의 메가는 37점으로 양 팀 최다득점을 하며 흥국생명을 끊임없이 괴롭혔다. 챔피언결정전 내내 폭발적인 화력을 보여줬던 메가는 팀이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패하자 눈물을 펑펑 쏟았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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