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남자 17세 이하(U-17) 축구대표팀이 예멘을 잡고 아시안컵 8강에 오르면서 U-17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백기태 감독이 이끄는 한국 U-17 대표팀은 11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에서 열린 '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최종 3차전에서 예멘을 1-0으로 꺾었다. 전반 29분 김은성(대동세무고)이 귀중한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로써 한국은 2승 1패(승점 6)를 기록, 인도네시아(3승, 승점 9)에 이어 C조 2위로 8강 토너먼트 진출과 동시에 이번 대회 상위 8팀에게 주어지는 U-17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획득했다. 한국은 2년마다 열리는 U-17 월드컵에 2019년부터 3회 연속(2021년은 코로나19로 대회 취소)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 김은성(앞 왼쪽)이 선제골을 넣은 뒤 구현빈과 세레머니를 펼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예멘(1승 2패, 승점 3)이 3위, 아프가니스탄이 최하위(3패, 승점 0)로 탈락했다. 

이번 U-17 아시안컵에는 16개국이 참가했다. 4팀씩 4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후 각 조 1, 2위(총 8팀)가 토너먼트에 진출해 우승을 다툰다. 대회는 1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겸하며, 상위 8팀에게는 월드컵 본선 진출권이 주어진다.

8강에 오른 한국은 오는 4월 15일 오전 2시 15분 프린스 압둘라 알파이살 스타디움에서 D조 1위와 아시안컵 8강을 치른다. D조 최종 순위는 12일 오전 2시 15분 진행되는 3차전을 통해 가려진다. 2차전까지 D조 순위는 1위 북한(승점 4), 2위 타지키스탄, 3위 오만(이상 승점 3), 4위 이란(승점 1) 순으로 혼전 양상이다.

백기태 감독은 예멘을 상대로 4-2-3-1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지난 2차전 아프가니스탄전 선발과 비교해 공격진 2명에 변화를 줬다. 왼쪽 측면 공격수에 오하람(전남드래곤즈 U18) 대신 정현웅(FC서울 U18), 최전방에 정희정(보물섬남해 U18) 대신 박서준(대전하나시티즌 U18)이 선발로 나섰다. 오른쪽 공격수로는 김은성이 그대로 출격했다.

다른 포지션은 모두 2차전과 같았다. 중원에는 김예건(전북현대 U18)-박병찬(대전하나시티즌 U18)-진건영(안산FC U18)이 포진했다. 수비진은 김민찬(울산HD U18)-구현빈(인천유나이티드 U18)-정희섭(전북현대 U18)-임예찬(인천유나이티드 U18)로 구축했으며, 골문은 박도훈(대구FC U18)이 지켰다.

한국은 전반 20분이 지나도록 슈팅을 단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하며 다소 답답한 경기를 펼쳤다. 오히려 예멘에 중거리 슈팅을 몇 차례 내주며 몰렸다. 

하지만 한국이 ‘원샷 원킬’로 0의 균형을 깼다. 전반 29분 정현웅이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페널티 지역으로 컷백을 시도했다. 이를 받은 김은성이 상대 수비수를 등진 채 유연하게 돌아선 후 골대 가까운 쪽을 노리는 슈팅으로 예멘 골망을 흔들었다. 2차전 아프가니스탄전에서 멀티골을 넣었던 김은성이 다시 한 번 해결사로 나선 순간이었다.

갈 길이 급해진 예멘은 중거리 슈팅을 통해 지속적으로 한국 골문을 노렸다. 전반 34분에는 한국의 패스 실수를 틈타 압둘라브가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골키퍼 박도훈이 결정적인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 정현웅이 상대 수비를 따돌리며 드리블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선제골을 도운 정현웅이 전반 38분 눈부신 돌파력을 보여주며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들어가던 과정에서 페널티 박스 외곽에서 프리킥 찬스를 얻었다. 키커로 나선 김예건의 오른발 슛이 골대를 아슬아슬하게 벗어났다. 전반전은 한국의 1-0 리드로 끝났다.

후반전 들어 예멘의 반격이 거세지자 백기태 감독은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후반 19분과 20분 각각 김은성과 박서준 대신 장우식(부천FC U18), 정희정을 투입하며 새로운 공격진을 형성했다. 7분 뒤에는 김지성(수원삼성 U18)과 이수윤(성남FCU18)까지 그라운드를 밟았다.

한국은 달아나지 못하고 예멘의 공세에 시달렸다. 후반 28분 알 사카프의 문전 헤더, 후반 38분 알 샬렐리의 중거리 슈팅 등 예멘에 지속적으로 찬스를 내줬다. 백기태 감독은 후반 39분 정현웅을 빼고 오하람을 투입하며 다시 한 번 변화를 꾀했다.

예멘의 흐름을 어느 정도 끊어낸 한국은 경기 막판 쐐기를 박을 수 있는 골 기회를 놓쳤다. 후반 40분 정희정이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찬스를 잡았으나 슈팅은 골대 위로 떴다. 그렇게 경기는 한국의 1-0 승리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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