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중국 통화 및 금융시스템 개혁 전개 인정
미 달러화, 유로화에 이어 세번째 비중

[미디어펜=김재현 기자]중국이 경제굴기에 이어 금융굴기에 시동을 걸었다. 이번 위안화 특별인출권(SDR) 편입은 금융굴기의 교두보를 마련한 전기가 됐다. 위안화 SDR편입은 중국경제에 분명한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SDR은 회원국이 일정조건에 따라 IMF로부터 유동성을 인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통화 바스켓 내의 통화로 인출 가능하다.

한국 경제는 대중국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악재와 호재를 맞닥드릴 수 밖에 없다. 서비스 분야의 수혜와 한국 금융시장의 상대적 소외가 그것이다. 다만,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크지 않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내년 10월 편입 시행이 됨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은 중장기적인 영향을 고려한 준비태세에 돌입해야 할 것이다.

   
▲ 국제통화기금(IMF)이 집행이사회를 열어 중국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 편입 여부를 결정하는 지난 30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에서 직원이 위안화를 정리하고 있다./연합뉴스
1일 외신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는 중국 위안화의 특별인출권 구성통화 편입을 결정했다. 편입 시점은 내년 10월 1일이다. 위안화 비중은 미 달러화(41.73%), 유로화(30.93%)에 이어 세번째인 10.92%다. 엔화(8.33%)와 파운화(8.09%)는 각각 하향 조정됐다.외환 거래량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도 엔화를 따라잡았다.

라가르드 IMF 총재는 "중국경제가 국제금융 시스템에 통합하는 중요한 과정인 동시에 중국의 통화와 금융시스템 개혁 전개를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 위안화의 SDR 편입에 따라 위안화의 지위격상으로 글로벌 외환보유액 비중이 5% 수준으로 확대되고 5000억 달러 규모의 위안화 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발생할 전망이다.

이번 위안화 SDR 편입 계기로 중국은 201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후 중국의 경제굴기와 더불어 금융굴기까지 국제무대의 활약상이 눈부시다.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는 10조달러를 돌파했다. 중국의 GDP는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세계의 11.4%, 구매력 기준으로는 18.0%까지 상승했다.

중국은 후진타오 집권 당시 12차 5개년 계획에서 집중했던 양적팽창과 고속 성장 단계를 지났으며 시진핑 정부가 강조하는 질적 팽창과 중고속 성장으로 진입했다.

하지만 세계 경제 위상에 비해 금융부문에서의 중국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5.0조달러다. 세계 시가총액의 7.6% 수준이다. 일본(6/8%)은 제쳤으나 미국(37.5%)이나 유로존(17.0%)에 크게 못 미쳤다. 채권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채권시장 시가총액은 4조7000억달로로서 세계 시가총액의 5.4%에 못 미친다.

이에 중국은 시진핑 정부 들어 금융부문의 개혁과 개방 노력을 한층 강화하고 나섰다. 위안화 일일 변동폭 확대, 적격 내·외국인 기관 투자가의 투자 한도 증액, 후강퉁·선강퉁 등을 통해 본토증시와 홍콩증시간 상호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중국 본토 A주의 MSCI 신흥국 지수 편입도 임박한 상태며 역외 위안화 허브를 구축해 위안화의 범용성을 확대하려는 움직임 등이 확인된다"며 "통화스왑 체결, 위안화 청산소 설립, 위안화표시 채권 발행과 직거래 시장 확대 등이 진행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위안화 SDR 편입은 국제거래에 있어 지급뿐만 아니라 가치저장 수단, 계산 단위로서의 기능을 정립할수 있음을 시사한다.

윤 연구원은 "기축통화로서의 자격을 의미하며 미국 경제가 국제금융시장에서 갖는 금융부문의 영향력을 서서히 위협하게 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위안화 SDR 편입에 대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호재와 악재가 맞물려 있지만 제한적일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호재를 보면, 지난해 7월 시진핑 주석의 한국 방문에 맞춰 위안화 직거래 시장과 위안화 청산소가 개설됐다. RQFII 한도도 확대됐다. 중국 금융시장의 위상이 높아질 수록 근접한 한국 금융시장도 위안화 허브로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한국 투자 비중도 늘어나게 돼 투자시장 활성화를 고려할 수 있다. 여기에 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에 따라 중국과의 무역·금융 결제 때 거래비용이 줄어들 수 있다.

한국의 전체 교역금액에서 대중국 비중은 23%를 초과하고 있다. 원화를 미 달러화로 바꾸고 다시 위안화로 바꾸면서 발생하는 비용이 절감된다.

악재에는 대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것이다. 중국 금융시장이 불안해 질때 한국경제가 크게 휘청거릴 수 있다. 위안화의 자유태환은 환율 변동성 확대를 수반해 지난 8월처럼 중국 외환시장에 일시적 충격이 발생할 경우 한국 금융시장도 요동칠 수 있다.

더불어 중국에 가공무역 기지를 세운 한국 수출기업들의 경쟁력의 줄어 들 수 있다. 중국의 인건비, 임대료 상승 등 가공무역 수출기업들의 원가경쟁력이 떨어진 마당에 위안화 절상까지 재개될 경우 수출가격 경쟁력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경제연구팀 연구위원은 "위안화 SDR편입 시행이 내년인 만큼 한국 경제 영향력에 대해 예단하기 어렵지만 단기적으로 위안화 표시자산에 대한 외국인들의 수요가 늘 수 있어 신흥국의 자금 유출이 발생되다 보면 통화시장의 불안정성이 높아 질 수 있다"면서 "반대로 기축통화권 지위를 유지하려면 통화 강세쪽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수출보다 중국의 내수 등 수입측면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한국의 수출 증대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