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재현 기자] 최근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의 후폭풍 속에 카드 부가서비스 의무유지기간을 축소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지만 이같은 규제 완화가 부가혜택 축소를 당연시하게끔 만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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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신학용 의원에 따르면, 국내 신용카드사가 최근 3년간 약 80건의 부가서비스 혜택을 축소·폐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공식블로그 이미지 캡쳐 |
6일 정무위원회 소속 신학용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카드사 부가서비스 변경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들은 최근 3년간 모두 79차례 금감원에 부가서비스 축소·폐지 약관변경 신고를 했다.
여신금융업 감독규정에 따라 2009년 8월 이후 출시된 카드는 1년 이상 부가서비스를 유지해야 하고, 지난해 12월부터는 의무유지기간이 5년으로 늘었다.
그럼에도 약관 축소·폐지 신고 내용을 살펴보면 채 1년도 유지되지 못한 채 축소되거나 폐지되는 서비스도 29건에 달했다.
서비스 축소·폐지 사유로는 할인혜택 등을 제공해야 할 제휴사가 해당 서비스를 종료하거나 아예 폐업하는 바람에 서비스를 폐지하는 사례가 가장 많았다.
일례로 명품할인 서비스를 제공하던 롯데카드 다이아몬드 카드의 경우 제휴사의 폐업 탓에 서비스를 200일 만에 종료했다. 현대카드의 M2·M3 에디션도 제휴사의 사업폐지를 이유로 레스토랑 할인 서비스를 180여일만에 종료했다.
카드사로서는 제휴사의 사정인 만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고객의 입장에서는 가입 당시 약속받은 서비스를 예정대로 누리지 못한 셈이다.
특히 의무유지기간이 지난 후 카드사의 수익성을 이유로 혜택을 축소하는 사례도 눈에 띄었다.
롯데카드는 지난 1월, 포인트플러스그란데카드의 포인트 사용에 한도나 예외를 설정해 서비스를 축소하도록 약관 변경을 하면서 '수익성 악화'를 사유로 제시했다. 하나카드도 지난 2월, 2X 알파카드의 월간 할인한도를 3분의 2로 줄이는 약관변경을 신고하면서 마찬가지의 이유를 댔다.
물론 카드사별로 사라진 혜택을 보완하고자 대체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서비스를 확대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3년간 카드사들이 서비스를 확대하는 약관변경 신고를 한 것은 모두 44차례로, 축소·폐지 신고 79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의 부가서비스 의무유지기간이 5년에서 3년으로 줄어들면 서비스 축소·폐지가 더 잦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수수료 인하로 인한 카드사의 수익감소 등을 고려해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이 기간 축소의 취지지만, 자칫 이런 조치가 소비자의 혜택 축소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실제 신 의원은 최근 의무유지기간을 5년에서 축소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신학용 의원은 "카드사들은 카드를 출시할 때는 부가서비스를 대폭 탑재했다가 이후 서비스를 축소하는 소비자 기만행위를 계속해왔다"며 "금융위원회가 의무유지기간을 줄여 서비스 축소를 조장하는 것은 엄중한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