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 앞으로 무엇을 꿈꾸나(上)
[미디어펜=김세헌기자] 신기술의 발전과 세계화의 진전으로 세계 산업 지도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경제의 서비스화와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국가 간 경계, 그리고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 경계가 느슨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한편으론 혁신을 통한 신기술과 신산업의 등장이 가속화되면서 이른바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 전략이나 정부의 경제·산업 정책에도 새로운 도전과제를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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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프로젝트에서 주목받고 있는 지멘스의 암베르크 디지털공장은 한때 메르켈 총리가 직접 방문을 할 정도로 산업혁명 4.0이 잘 이뤄지고 있는 곳으로, 첨단기술과 최고의 기술혁신을 가장 잘 보여주는 증거라는 호평을 얻었다. / 연합뉴스 |
우리 정부는 ‘창조경제’를 국정과제의 핵심으로 제시해 세계 경제 지형의 구조 변화에 대응하고 있으나, 현재 주력 업종의 공급과잉이 지속되면서 저유가와 주요 교역상대국의 경제 위축 등으로 여건이 녹록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일반적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제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일명 다보스 포럼)에서는 새로운 산업혁명을 통해 각기 다른 사회계층과 산업부문을 함께 성장시키기 위한 방법이 집중적으로 논의돼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제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혁명에 기반을 둔 것으로 모바일 인터넷, 유비쿼터스, 저렴한 비용의 소량화, 경량화된 고성능 센서, 인공지능,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등과 함께 유전자배열부터 나노기술, 재생에너지부터 양자컴퓨터 등 현재 일어나는 기술적 혁신 부분이 모두 포함된다.
그 변화 속도와 규모, 강도 면에서 생산·분배·소비 등 전체 시스템을 바꾸는 것은 물론 인간 본성에 까지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그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래산업을 주도할 제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기 위해 주요국들은 이미 상호 협력을 위한 글로벌 공동전선을 형성,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표준화하기 위한 경쟁과 협력 단계에 있다.
독일의 ‘인더스트리 4.0’(Industry 4.0), 미국의 ‘산업 인터넷 컨소시엄’(ICC, The Industrial Internet Consortium), 중국의 ‘인터넷 플러스’(Internet+), 일본의 ‘로봇혁명 이니셔티브 협의회’(Robot Revolution Initiative) 등의 프로젝트가 이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제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프로젝트는 바로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으로, 독일 정부와 기업이 국가적 비전으로 설정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2030년 무렵에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이 프로젝트에 대해 시장 지배력이 강한 몇몇 상품의 등장 정도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산업혁명 이전과 이후처럼 시장의 판도 자체가 바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인더스트리 4.0을 주도하는 독일과 유럽에서는 지멘스, 보쉬, BMW, 폭스바겐, SAP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을 포함해 전체 기업의 30% 정도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지멘스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ICT와 제조의 결합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있다. 기계와 사람, 인터넷 서비스가 상호 연결된 생산 패러다임의 대대적인 전환을 가져오고 있다.
인더스트리 4.0에서는 센서, 모바일 기기와 같은 물리적 세계의 사물들이 인터넷 상의 재고 관리나 고객 관리, 제품수명주기 관리 등의 서비스와 연결된다.
과거 일반적인 자동화 환경에서는 생산 공정에만 ICT 기술을 활용했으나, 인더스트리 4.0에서는 제품 개발부터 상품 제조, 서비스를 포함한 모든 공정의 최적화가 가능하다. 이는 비용 절감, 생산성 향상 등의 효과로 나타난다.
게다가 다품종 대량 생산에서 고품질의 고객 맞춤형 소량 생산 체계로 전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고객의 피드백과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을 제조할 수도 있다. 이는 그만큼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독일 인더스트리 4.0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5~10년 후 연간 비용절감효과가 900억~1500억유로(약 105조~17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10년 후에는 39만명의 추가 고용효과까지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