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서울시교육청 강매 지침, 자율성 침해
[미디어펜=김규태 기자]교육과학교를위한학부모연합, 21세기미래교육연합, 바른사회시민회의가 7일 광화문 한글회관 세미나실에서 공동개최한 ‘친일인명사전 배포, 어떻게 봐야하나’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은 입을 모아 "조희연 서울시교육청의 친일인명사전 배포는 강제 예산 편성 등 학교장의 자율권 침해 소지가 크다"고 비판했다.

정부 누리예산편성을 거부했던 조희연 교육감의 서울시교육청이 학교의 친일인명사전 배포에는 강제 예산을 편성했고, 이는 4·13 총선을 앞둔 정치행위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7일 친일인명사전 구입을 거부한 교장들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문책이나 추가 구입 지시 등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미 교육청이 관련 예산(학교당 30만원)을 내려보낸 583개교 가운데 558곳이 사전을 구입해 교내 도서관에 비치한 상태다.

이는 친일인명사전을 비치한 기존 학교를 제외한 숫자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은 민족문제연구소가 편찬한 친일인명사전 보급을 위한 예산을 편성하고, 서울 시내 중·고등학교의 친일인명사전 비치를 강제 추진했다.

이에 교육부와 일부 학교 및 학부모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학교도서관진흥법에 따라 도서 비치에 대해 학교도서관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교육청 조희연 교육감의 강매 지침에 의해 학교의 자율성이 침해되었다는 지적이다. 

   
▲ 바른사회 "친일인명사전 배포, 강제 예산 편성".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서울시교육청 강매 지침, 자율성 침해./사진=바른사회시민회의


친일인명사전을 제작한 민족문제연구소는 특정 이념을 지향하는 민간단체이다.

바른사회시민회의(이하 바른사회)는 친일 기준에 대한 법적/사회적 합의 없이 친일인명사전이 민간단체 차원의 자의적이고 편향된 기준으로 제작되었다는 문제의식으로 이날 토론회를 기획했다.

토론회는 교육과학교를위한학부모연합과 21세기미래교육연합, 바른사회가 공동주최하여 서울시교육청의 친일인명사전 강제 배포에 따르는 문제점들을 다각도에서 짚어보았다.

첫 번째 패널로 나선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서울시교육청이 국가예산 지원으로 구입 시키려고 하는 30만원짜리 친일인명사전은 매우 편파적인 지향을 가진 민족문제연구소라는 민간단체가 자의적으로 선정한 4389명의 인물에 관한 행적”이라며 “친일인명사전은 아무런 공신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류 교수는 민족문제연구소가 3년 전 백년전쟁이라는 허무맹랑한 동영상을 인터넷에 유포하여 이승만 박정희 두 전직 대통령의 업적을 근거 없이 비난한 과거 행적도 있다고 언급하면서 “친일 문제에 관해서는 노무현정부 당시 한시적 법적 기구로 활동한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보고서가 공식적인 국가의 권위 하에 작성된 기록”이라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에는 총 1006명의 친일인사가 등장한다.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제작한 친일인명사전의 친일인사 숫자에 비해 1/4 수준인 셈이다.

류 교수는 “이렇게 근거 없이 뻥튀기된 책자를 국가예산으로 청소년들이 공부하는 학교에 보급하려는 시도는 정치적 노림수가 없다면 생각하기 어려운 황당한 작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류 교수는 “이러한 시도는 서울시교육감과 정치적 이념적 동지인 민족문제연구소를 재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불순한 동기를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7일 친일인명사전 구입을 거부한 교장들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문책이나 추가 구입 지시 등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미 교육청이 관련 예산(학교당 30만원)을 내려보낸 583개교 가운데 558곳이 사전을 구입해 교내 도서관에 비치한 상태다./사진=바른사회시민회의


두 번째 패널로 나선 김용삼 미래한국 편집장은 “친일 싸움의 본질은 북한의 항일 띄우기”라면서 “친일인명사전은 발간 당시부터 친일인사로 분류된 인물들의 전후사를 살피지 않고 단견적이며 주관적이고 편향적이어서 객관성과 공정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편집장은 “이 같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는 책을 국민 세금으로 구입하여 중고교 학생들에게 읽도록 조희연 교육감의 서울시교육청이 반강제적으로 배포하는 것은 중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편집장은 “친일은 민족감정을 자극하는 무소불위의 힘과 권력이 있다”며 “친일인명사전을 학교에 보급하려는 세력들의 목표는 민족의 이름을 앞세운 ‘친일’ 낙인찍기 싸움을 통해 북한의 ‘항일’ 띄우기 작업을 수행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 번째 패널로 나선 신현철 전 부성고 교장은 “정부가 지원한 누리예산편성은 거부하면서 특정 단체가 정치적 목적으로 제작한 친일 인명사전은 강매한다”며 “이에 불응하는 학교장에 대해 탄압하는 야당 서울시의원과 조희연 교육감의 일방적인 행위는 학교장의 자율경영권과 교권을 침해하는 비교육적인 처사”라고 비판했다.

신 전 교장은 “이는 4·13총선과 다음 대선을 앞두고 벌이는 여론몰이식 정치행위로밖에 볼 수 없다”며 “서울지역 모든 교장들이 들고 일어나 교권수호를 위한 응징에 나서고 이 분위기를 전국적으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