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증권사 탄생 가능성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현대증권 인수전에도 뛰어들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간 2파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였던 현대증권 인수전 양상도 급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현대증권 매각 입찰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사모펀드(PEF) LK투자파트너스와 현대증권 인수전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입찰인인 25일 전까지 최종 결론을 낸다는 방침이다.

LK투자파트너스는 신한금융투자 글로벌자산전략팀장 출신으로 오랜 기간 채권 크레딧 부문에서 연구원으로 활약해 온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국내 PEF다.

업계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이 5000억원, 기관투자자가 5000억원 등 총 1조원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인수전에 참여하는 걸로 내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작년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나란히 고배를 마신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설욕전 양상으로 진행돼 온 현대증권 인수전은 미래에셋이 참여하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질 전망이다.

LK투자파트너스가 미래에셋을 끌어들여 현대증권 인수에 성공할 경우 자기자본 5조8000억원 규모의 통합 미래에셋대우증권에 현대증권까지 더해진 초대형 증권사가 탄생할 전망이다.

현재 현대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3조2000억원이다.

현대증권 인수전에서는 한국금융지주, KB금융지주 외에 국내외 PEF인 파인스트리트, LK투자파트너스, 글로벌원자산운용, 홍콩계 액티스 등 모두 6곳이 경쟁하고 있다. 지난 18일 예비실사를 끝냈고, 본입찰 일정이 오는 25일로 잡혔다.

업계 일각에선 미래에셋이 이 같은 방식으로 현대증권 인수전에 나서는 것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대우증권 인수 당시와 다르게 초반부터 인수 경쟁의 전면에 나서지 않고 뒤늦게 PEF와 손잡고 인수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공정경쟁을 피하려 한다는 이유에서다.

향후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승인 과정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미래에셋의 자금 조달 방법과 역량에 대한 우려가 불거질 수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이 대우증권 인수를 위해 8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동원한 상황에서 추가로 외부자금을 빌려 현대증권을 인수할 경우 현대증권 주주는 물론 대우증권 주주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래에셋 측은 자금 여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대우증권 소액주주와 노동조합은 미래에셋증권의 대우증권 인수 방식이 피인수 법인인 대우증권과 주주에게 합병 비용을 우회적으로 전가하는 차입매수(LBO)라며 금융당국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이 문제를 철저히 따져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자금 일부를 외부에서 조달해 금융회사를 인수하는 걸 불법으로 보는 법률 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문제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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