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성공방정식…'구조적 적폐' 개혁 골든타임 잡아야
자유경제원이 7일 마거릿 대처 전 영국총리의 서거 3주기를 기념해 개최한 '대처의 위대한 유산, 지금 왜 필요한가' 세미나에서 "대한민국의 공공개혁·노동개혁을 실현함에 있어서 영국의 마거릿 대처와 같은 강인한 '자유주의'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대처리즘이 오늘날 한국의 경제위기에 시사하는 바와 정책의 현실적용에 대한 논의와 제언이 오갔다.

패널로 나선 오정근 건국대 정보통신대학원 특임교수는 "지금 한국경제는 추락이냐 반등이냐의 마지막 기로에서 구조개혁 규제혁파 구조조정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박근혜대통령 정부는 공공 노동 금융 교육 4대 부문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은 어느 부문 하나 제대로 되고 있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이 뿐만 아니라 경제민주화 관련 새로운 규제의 도입으로 투자를 옭죄는 규제도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오 교수는 4·13 총선에서 포퓰리즘 복지논쟁이 가열되는 것과 관련, 대처리즘이 주는 교훈이 크다며 구체적으로 △작은 정부와 시장경제 구현, △공기업 민영화, △규제혁파, △노조개혁과 노동시장 유연화, △교육평등주의 타파와 공교육 개혁 등 대처의 강력한 리더십을 발판으로 개혁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영국병을 치유했던 대처의 정치적 리더십, 대처리즘으로부터 추락이냐 반등이냐의 마지막 기로에서 선 한국은 교훈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 오정근 건국대 정보통신대학원 특임교수
기로에 선 한국경제, 대처리즘 교훈 절실하다

4월 8일은 대처 전 영국수상 서거 3주기다. 지금 한국경제는 추락이냐 반등이냐의 마지막 기로에서 구조개혁 규제혁파 구조조정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구조개혁(構造改革)은 추락하고 있는 한국경제의 역동성을 되살리기 위해 오랫동안 쌓여온 한국경제의 구조적인 적폐들을 개혁하고자 하는 것이고, 규제혁파(規制革罷)는 한국경제의 회생에 긴요한 투자를 옭죄고 있는 거미줄처럼 얽히고 설킨 난마 같은 규제를 혁파하고 하는 것이며, 구조조정(構造調整)은 비생산적인 분야에 막대한 자원이 투입되어 부실화되고 있는 부분을 도려내어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도모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부실기업구조조정과 사업재편 등의 정책을 의미한다. 

2015년 8월 박근혜대통령이 담화를 통해 공공 노동 금융 교육 4대 부문 구조개혁을 강조한 이후 다방면에서 구조개혁이 추진되고 있지만 아직은 어느 부문 하나 제대로 되고 있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공공부문 개혁 중 공무원연금개혁은 공무원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용두사미식 개혁에 그치고 공공기관 개혁은 민영화는 언급도 못한 채 방만경영 시정을 통한 부채 일부감소에 머물고 있다. 노동개혁은 노동개혁 4법이 국회에 계류 중이고 저성과자 해고를 위한 일반해고와 금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정년연장에 맞춘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취업규칙변경 등 2대 지침도 아직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금융개혁은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등 여러 개혁조치에도 불구하고 금융산업발전에 중요한 관치금융청산, 금융회사 소유지배구조 개혁 등 핵심과제는 비켜가고 있는 모습이다. 교육개혁은 창조경제시대를 맞아 필요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인재 양성을 위해서, 지난 30여 년 넘게 추진해 온 교육평준화 정책으로 하향평준화돼 혁신의 시대에 필요한 우수하고 창의적인 인재 양성에 실패한 공교육 정상화는 언급도 없이 자유학기제 도입 정도만 추진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 큰 문제는 만약 이 정도의 용두사미식 개혁으로 개혁이 마무리된 것으로 간주되는 경우 한국경제의 구조적인 적폐가 고스란히 쌓이면서 한국경제는 추락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 박근혜 정부는 이미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특히 내년 하반기에는 대선 정국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20대 국회개원 후 금년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 까지 일년이 한국경제의 마지막 골든타임 될 전망이다./자료사진=미디어펜


대통령은 이 밖에도 규제비용총량제와 규제기요틴제도, 규제 프리존 도입, 규제개혁 끝장토론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대못규제는 여전하고 기업들이 일선현장에서 겪고 있는 현장규제도 크게 개선되지 않은 가운데 경제민주화 관련 새로운 규제의 도입으로 투자를 옭죄는 규제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규제를 크게 나누면 (1) 행정부처 규제당국이 규제의 지대를 지속적으로 향유 강화하기 위한 행정규제, (2) 경제민주화 등 각종 규제입법을 양산하는 입법규제, (3) 노동조합, 폐쇄적 교직제도, 의사협회, 변호사협회 등 각종 이익집단의 이익 유지와 강화를 위한 이익규제, (4) 수도권 규제, 지역 균형발전 규제 등 입지 규제, (5) 중소기업 농어촌 골목상권 보호 등 한국에서만 성역화된 성역규제 등 다양한 규제가 겹겹이 한국경제의 숨통을 옭죄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들어 글로벌경제가 장기침체를 지속하고 수출감소도 장기적으로 지속되면서 부실기업과 좀비기업이 크게 증가해 부실기업 구조조정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부실기업을 제때 구조조정 하지 않으면 금융부실로 전이되어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기업구조조정은 인력감축도 수반되므로 노조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되는 가운데 총선 대선의 계절을 앞두고 과연 구조조정이 제대로 추진될지 우려가 적지 않은 실정이다. 

다른 한편 4차 산업혁명의 급속한 진전 등 산업구조가 급속도로 바뀌면서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사업재편도 중요한 과제다. 최근 원활한 사업재편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금융 세제 법제 등 지원을 위한 특별법 (일면 원샷법)이 통과되었으나 대기업은 제외되는 등 반샷법이 되어 효과가 반감될 실정에 놓여 있다.

이런 가운데 4·13 국회의원 선거를 맞아 다시 인기영합적 복지논쟁이 가열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이어 내년 대선이 다가오고 박근혜정부도 집권하반기 접어들면서 금년 내년은 구조개혁 규제혁파 구조조정 보다는 포퓰리즘이 더욱 기승을 부릴 우려가 크다. 이렇게 될 경우 한국경제의 앞날은 추락의 길 밖에 없다.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확고한 비젼과 강력한 리더쉽으로 험난한 개혁을 추진해 영국병을 치유한 대처리즘으로부터 교훈을 배워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 박근혜대통령이 대통령 후보시절 공약했던 세금과 정부는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우자는 ‘줄푸세’ 정책과 취임 후 추진하고 있는 구조개혁 규제혁파 구조조정 정책도 대처리즘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자료사진=청와대 홈페이지


대처는 자유시장경제가 영국병을 치유하고 국민들을 잘 살게 해 줄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과 비젼을 제시해 극심한 영국병과 2차 석유파동으로 고실업 고물가에 신음하고 있던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 1979년 5월 영국 사상 최초 여성수상에 올랐다. 1990년 11월 물러날 때 까지 11년 6개월 동안 대처리즘으로 불리는 정책들을 강력 추진해 영국을 새로운 혁신국가로 환골탈태시켰다. 대처리즘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작은 정부와 시장경제 구현이다. 전후 베버리지보고서 이후 영국을 지배해 오던 큰 정부와 복지정책, 정부가 요람에서 무덤까지 모든 것을 다 해 준다는 과도한 복지제도를 개혁해 국민들의 자립과 자조, 자기책임을 강조하며 모든 국민들이 열심히 일하는 국가로 개조했다. 그 결과 1980년 46%, -4.0%였던 GDP 대비 국가부채비율과 재정수지비율을 1990년에는 32% -2.3%로 개선시켰다. 

둘째, 공기업 민영화를 추진했다.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던 수 많은 공기업을 민영화와 경쟁원리 도입을 통해 혁신적인 기업으로 재탄생시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구조개혁의 진전』(1990)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회원국들에게 영국 구조개혁을 본받을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셋째, 획기적인 규제혁파다. 예를 들어 1986년 ‘빅뱅’이라고 불리는 자본시장 규제 전면 철폐를 단행했다. 그 결과 유로존 탄생으로 유럽중앙은행이 있는 프랑크푸르트로 금융중심지가 옮겨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으나 오늘날 런던의 금융중심지 ‘더시티’는 뉴욕의 금융거래량을 두 배 능가하는 세계 최고의 금융중심지로 번성하고 있다. 

넷째, 노조개혁과 노동시장 유연화를 강력히 추진했다. 대처이전 영국은 강력한 노동조합이 정권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노조천국이었다. 노조위원장은 최고의 위상과 권력을 구가하고 해고 유연성은 없었다. 기업은 떠나고 실업은 폭증했다. 가스사용 증가와 석탄수요 감소로 안팔리는 석탄이 쌓이는 데도 탄광폐쇄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실정이었다. 그러나 대처는 1984.3~1985.3월에 이르는 1년의 투쟁 끝에 광산노조파업을 종식시키며 전후 누구도 할 수 없었던 노조개혁과 노동시장 유연화를 성공적으로 달성했다.

다섯째, 교육평등주의를 타파하고 공교육의 질을 높였다. 지방교육행정기관의 기능 약화, 학교선택제 및 학교평가제 도입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1988년 ‘교육개혁법’ 도입으로 우수한 인재 양성을 위해 공교육의 질을 높였다. 

   
▲ 지금 한국경제는 추락이냐 반등이냐의 마지막 기로에서 구조개혁 규제혁파 구조조정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구조조정(構造調整)은 비생산적인 분야에 막대한 자원이 투입되어 부실화되고 있는 부분을 도려내어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도모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부실기업구조조정과 사업재편 등의 정책을 의미한다./자료사진=미디어펜


이와 같은 개혁은 하나도 하기 힘든 일들이다. 복지개혁은 표심을 잃게 되고 공기업민영화와 규제혁파는 관료들이 반대하고 노동개혁은 노동계가 저항하고 교육개혁은 교직원단체와 일부 학부모들이 반대했다. 그러나 대처수상은 그 길만이 영국을 재도약시킬 수 있다는 확고한 비젼과 신념, 강력한 리더쉽으로 돌파해 나갔다. 개혁방향은 정권이 바뀌어도 변치 않고 블레어 노동당의 신좌파를 탄생시키고 바다건너 독일 슈뢰더 사민당의 신중도 노선으로 발전하면서 1990~2000년대 스웨덴 독일 등 북유럽 개혁으로 유럽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박근혜대통령이 대통령 후보시절 공약했던 세금과 정부는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우자는 ‘줄푸세’ 정책과 취임 후 추진하고 있는 구조개혁 규제혁파 구조조정 정책도 대처리즘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 그러나 구조개혁, 규제혁파, 구조조정에는 위에서 본 것처럼 너무도 많은 저항세력 존재하기 마련이다. 

대개 정권초기 초기에 국민공감대를 토대로 일사분란하게 강력하는 치밀한 전략과 전술 하에 추진해야 성공할 수 있다. 대처와 같이 고통분담을 위한 대국민 호소력과 강력한 리더쉽, 슈뢰더 같이 정권 연연하지 않고 오직 국가경제와 미래세대 국민만 생각하는 진정한 정치가 다운 비젼이 절실하다. 

박근혜 정부는 이미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특히 내년 하반기에는 대선 정국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20대 국회개원 후 금년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 까지 일년이 한국경제의 마지막 골든타임 될 전망이다. 확고한 비젼과 강력한 리더쉽으로 개혁을 성공적으로 추진해야 한국경제가 재도약할 수 있다. /오정근 건국대 정보통신대학원 특임교수,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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