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네이버가 주관하고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주최하는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콘퍼런스' 행사가 12일 경기도 분당 그린팩토리 본사에서 열렸다.

이 행사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한국인 창업가들과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에서 활동하는 한국인들이 각자의 경험담과 성장기를 국내 창업 지망생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마련됐다.

글로벌 다운로드 2800만건을 기록한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을 서비스하는 '눔'(Noom)은 화웨이 스마트폰에 탑재된 터치스크린 솔루션 핑거센스(FingerSense)기술을 개발한 '퀵소'(Qeexo) 등 미국에서 활약 중인 스타트업의 한국인 대표들이 무대에 올랐다.

정세주 눔 대표는 한국에서 이른바 '스펙'을 쌓기 위한 치열한 경쟁 시스템을 받아들이지 못해 뉴욕으로 건너가 창업에 도전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뉴욕 맨해튼 서남부 일대의 신생 스타트업 창업단지인 '실리콘앨리'(Silicon Alley)가 실리콘밸리 못지않은 기회의 지역이라고 소개했다.

정 대표는 "실리콘앨리에서는 작년 상반기에만 총 37억달러의 투자가 발생했고, 2009년에서 2014년까지 5년간 무려 483% 성장할 정도로 실리콘 밸리보다 성장 속도가 빠르다"면서 "무엇보다 다양한 국적의 인재들이 몰려 있고 허슬링(교류) 행사가 많다는 점, 투자 유치에 필요한 자산관리사나 투자사 관계자들을 편하게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창업하기에 좋다"고 말했다.

현재 눔은 14개 국가에서 온 107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지금까지 총 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정 대표는 뉴욕시의 헬스케어 개혁 정책에 힘입어 현지 병원 및 보험사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신부전증과 암 관련 건강 정보까지 관리하도록 서비스를 확대해 공공의료에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상원 퀵소 대표는 창업을 준비 중이라면 무엇보다 좋은 고문(advisor)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투자 등 일련의 과정에서 스타트업이 겪는 시행착오는 치명적일 수 있다"며 "이를 막으려면 업계 최고의 인재를 고용해야 하고, 고용이 어렵다면 고문으로라도 영입하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실제 퀵소는 펀딩, 법률 등 각 분야 전문가 5명을 고문으로 두고 있다. 

이 대표는 또 운영 자금을 마련할 때 확보 기간을 너무 짧게 잡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는 "펀딩이 생각보다 오래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면서 "자금이 고갈되기 3개월 전부터 다음 펀딩을 준비한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호찬 KTB벤처스 대표 등 벤처캐피털(VC) 관계자와 링크트인,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IT 기업 종사자들이 연사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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