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변호사 측 브로커, 금융당국 단속 무마 로비 의혹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검찰이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로비 의혹에 연루된 전관 변호사를 고리로 또 다른 업체의 로비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해당 업체는 브로커를 동원해 금융당국에 단속 무마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 1부(부장 이원석)는 9일 체포한 최유정(46)변호사를 상대로 이숨투자자문(이숨) 실질 대표 송모씨의 형사 사건에 관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 사건은 2700여명의 피해자를 낸 1300억원대 투자사기 사건으로 주범인 송씨는 작년 10월 구속기소됐으며 지난달 1심에서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최 변호사는 정식 선임절차 없이 송씨의 변론을 맡아 1심 재판장에게 전화를 걸어 선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송씨에게 최 변호사를 소개해 줬다는 이모씨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숨의 이사 직함을 갖고 있던 이씨는 자신이 최 변호사의 ‘사실혼 남편’이라고 주장하는 인물이다.

이숨 사건 수사기록에 따르면, 이씨는 송씨의 형사사건 등을 해결하는 브로커 역할을 맡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씨는 작년 8~9월 이숨 사건에 앞서 다른 투자사기로 수감돼 있던 송씨를 5차례나 접견해 사건을 무마시키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해 9월 초의 접견 녹취록에는 송씨가 면회를 온 이씨와 이숨 관계자들에게 “프라임(이숨 투자자들에게 제공된 허위 해외선물투자 프로그램)이 까졌잖아요. 형님도 알지?”라고 우려를 표시한다.

이씨와 이숨 관계자 측은 송씨에게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한 게 아니고 운영의 묘다’, ‘법도 바꾸고 시행령 공포 앞두고 있다’ 등으로 얘기하면 별 것도 아닌 사건이 된다”고 안심시킨다. 대규모 금융사기를 단속하는 금융당국의 움직임을 무마하려는 시도가 나타난다.

특히 대규모 금융사기를 단속하는 금융당국의 움직임을 무마하려는 시도가 나타난다.

이숨 측 관계자 권모씨는 수사기록에서 “금융감독원의 현장조사가, 평소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조차 불분명했던 (브로커) 이씨의 저항으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숨 투자 피해자 측에 따르면 이숨은 금감원 측의 무리한 단속으로 고객이 이탈하는 피해를 봤다며 금감원 직원 등을 상대로 소송을 벌였다. 이 소송에서도 이숨 측이 송사를 책임졌던 최 변호사가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