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지식' 강요하는 집단주의가 문제…아이돌에 대한 이해부족도 한 몫
   
▲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안중근 논란? AOA설현·지민, 사과할 필요 없다

21세기가 열린지 16년 지났지만 기현상은 버젓이 일어난다. 걸그룹 AOA 설현과 지민의 안중근 의사 관련 사과 말이다. AOA설현과 지민은 12일 방송에서 언급한 안중근 의사 관련 발언으로 비난이 일자 사과했다. 예능프로그램 역사퀴즈 코너에서 안중근 의사의 사진을 보고 AOA지민이 안창호와 긴또깡 등을 언급하며 맞추지 못한 것에 대한 사과였다.

급기야 설현이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안중근 의사를 간신히 맞췄으나 일부 시청자들의 거센 비난에 지민과 설현은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지민은 “무지가 큰 잘못”이라며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밝혔다. 설현은 이와 관련 “많은 것을 깨닫고 반성한다”며 말했다.

지금은 역사를 몰랐다고 시청자에게 사과하는 미친 민족주의 시대인가. AOA설현과 지민이 안중근 의사의 얼굴을 몰라봐 누가 피해라도 입었나. 오지랖도 유분수다. 언제부터 역사를 아는 것이 가수의 조건이 되었나 반문한다. 설현과 지민은 민족사관에 중독된 불특정 다수의 대중들로부터 마녀사냥을 당했다.

   
▲ "한국인이라면 당연히 ***을 잘 알아야지"라는 사고방식은 소름끼치는 파시즘이다. 이로 인해 대국민사과를 해야 했던 설현과 지민은 할 필요가 없는 사과를 했다./자료사진=AOA 설현 인스타그램


가수면 노래를 잘하고 춤을 잘 추면 그만이다. 설현과 지민처럼 예쁘기까지 하면 금상첨화다. 안중근 의사의 얼굴을 못 알아본다며 비난을 일삼는 자들은 역사공부라는 잣대를 어렸을 적부터 연습생 생활로 점철된 아이돌에게 강요하는 격이다.

어떻게 살아왔는가에 따라 상식과 지식이 다르다. 영어 수학 역사를 공부할 시간에 설현과 지민은 노래와 춤을 갈고 닦아서 가수가 되었다. 초중고 의무교육을 치른 일반 학생과 학교 다닐 시간 없이 연습 및 연예활동에 치이는 아이돌을 같은 잣대로 바라보는 시각은 한국인이라면 응당 역사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는 집단주의 사고에 불과하다.

‘한국인이라면 당연히 ***을 잘 알아야지’라는 사고방식은 소름끼치는 파시즘이다. 이로 인해 대국민사과를 해야 했던 설현과 지민은 할 필요가 없는 사과를 했다. 내가 아는 지식이 상식이자 보편인 시대는 숨이 막힌다. ‘설현과 지민이 모르는 건 죄악이고 모욕’이라고 여기는 일부 대중의 그릇된 행태에 아무 생각 없던 연예인들만 죄인이 된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 언제부터 역사를 아는 것이 아이돌 가수의 조건이 되었나 반문한다. 사진은 안중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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