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신도시 분양단지마다 신기록 갱신 "이상 과열"
   
▲ 지난 3일 '래미안 루체하임'의 견본주택에 방문한 관람객들이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자료사진=삼성물산
[미디어펜=이시경 기자] 초저금리에 갈 곳 없는 뭉칫돈이 수도권 분양시장에 밀물처럼 유입되면서 재개발·재건축과 신도시의 소형을 중심으로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24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단행 이후 서울 재개발과 재건축, 동탄2 신도시등의 분양단지에 청약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형의 경우 최고 100대 1의 경쟁률에 육박 중이다.

GS건설의 답십리 14구역 재개발 단지인  ‘답십리파크자이’는 1순위 청약경쟁률이 20 대 1에 육박했다. 지난해 인근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청계’와 '래미안 미드카운티'에 청약경쟁률에 비해 3~4배가 높다.

동탄2신도시 청약시장 역시 열광의 도가니다. 대림산업이 지난해 11월 남동탄 45블록 분양단지는 경쟁률이 2.30대 1에 그치며 일부 주택형이 미달까지 됐으나 이번주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동탄'은 43대 1로 경쟁률이 19배 가까이 뛰었다.

대림산업의 동작구 'e편한세상 상도 노빌리티'는 19대 1로 지난해 11월 삼성물산의 '래미안 이수역 로이파크'의 경쟁률에 비해 배 가까이 높았다.

   

이들 3곳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이후 분양한 곳으로 건설사도 기대 이상의 청약성적에 놀란 기색이 역력하다.

수도권 분양시장은 한은 기준금리 인하 전에 강남 재건축 등지에서 이미 가열 중이었다.   

삼성물산이 포문을 연 개포 재건축 분양시장에서 두번째 주자인 '래미안 루체하임'은 이달 초 45대 1의 경쟁률로 두 달 전의  '래미안 블레스티지'(34대 1)을 가볍게 넘어섰다.

롯데건설의 '흑석뉴타운 롯데캐슬 에듀포레'는 39대 1의 청약경쟁률로 당시 기준으로 올해 서울지역 최고 청약경쟁률을, 동탄2에서 동원개발의 '동원로얄듀크'는 72대 1로 올해 수도권 최고 경쟁률을 각각 기록했다.

이들 분양단지의 경쟁률은 소형이 주도했다. 동원 로얄듀크의 전용 59㎡의 경쟁률은 102대 1, 루체하임과 롯데캐슬은 각각 78대 1과 67대 1의 청약경쟁률로 인기몰이했다.

   
▲ 지난 17일 '답십리파크자이' 견본주택에서는 주로 전용 49·59형 등 소형 평형에 대해 묻는 관람객이 대다수였다./자료사진=GS건설

동대문구 답십리동 H 부동산 관계자는 “'답십리 파크자이'의 경쟁률이 20대 1로 나오자 지역 부동산중개업계 모두 혀를 내둘렀다"며 "청약 전에 예상은 작년 분양한 ‘힐스테이트 청계’나 ‘래미안 답십리 미드카운티’ 등의 5~6대 1보다 조금 웃돌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건설관계자는 “파크자이의 분양가를 볼 때 청약성적이 10대 1 이상 나올 수 없을 것으로 보았다"며 "서울 강북권 내 최고경쟁률 기록은 투자세력이 가세하지 않는 한 나올 수 없다"고 평가했다.

서울 등 수도권의 청약열기는 저금리에 갈 곳없는 유동자금이 소형을 중심으로 분양시장에 몰린 데 기인한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임종승 ‘답십리파크자이’ 분양소장은 “당초 현장 인근 동대문 · 광진구의 상위 소득층을 겨냥, 판촉마케팅을 했으나 분양 직전 강남3구 거주자들의 투자 문의가 쇄도했다"며 "강남3구 청약문의자의 대부분이 전용 49㎡와 59㎡ 등 소형의 투자에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저금리 현상이 여전한 가운데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지역별 인기 단지 및 투자성 높은 단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경우 역세권·인프라를 갖춘 소형이 돈이 된다고 보는 투자가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근래 분양권 전매거래량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것을 볼 때 실거주자가 아닌 가수요가 분양시장에 몰리는 상황임을 알 수 있다”며 “분양 초반에는 웃돈이 크게 뛸 수 있으나 입주가 가까워지면 거품이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문도 부동산박사회 회장은 "올들어 거품 분양가와 입주폭탄을 개의치 않은 수도권 분양시장이 2~3년 전 영남권 가열 초기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수도권 분양시장은 향후 2년 넘게 단기 차익을 겨냥한 투자세력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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