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때문에 파괴된 아테네가 민주주의 모델?…다큐멘터리 정체성 포기
[미디어펜=김규태 기자]최근 방영된 EBS 다큐프라임 '민주주의' 방송이 잘못된 팩트 전달을 통해 (팩트를 가지고 이성에 호소하는 장르인) 다큐멘터리라는 정체성을 포기하고 스스로 다큐멘터리가 아니라고 진술하는 자백을 벌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7일 자유경제원 리버티홀에서 열린 『정치학자가 본 EBS, ‘민주주의’ 방송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에서였다.

이날 패널로 나선 남정욱 숭실대 문예창작학과 겸임교수는 "다큐멘터리는 팩트를 가지고 이성에 호소하는 장르인데 EBS 다큐프라임 제작진은 잘못된 팩트로 스스로 다큐멘터리가 아님을 진술하는 자살행위를 벌였다"고 밝혔다.

남 교수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을 놀라운 '민주주의' EBS 다큐멘터리"라며 "해외 음모론 영화제에 출품해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어 국내용으로 썩히기는 너무 아깝다"고 지적했다.

EBS 다큐프라임이 ‘고대 아테네를 민주주의의 이상적인 롤 모델로 소개하고 마케도니아의 제국주의적 침략에 의해 멸망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남 교수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아테네를 말아먹은 것은 아테네의 민주주의였다. 중우 민주주의의 꽃인 포퓰리즘에 의해 유능한 장군들은 살해되었고 그 결과 아테네는 처참하게 파괴되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마케도니아란. 그리고 아테네를 민주주의를 설명하는 가장 좋은 예로 들고 있으니 어이가 없을 뿐이다. 여성이 가장 대접을 못 받은 곳이 아테네였다. 시민권이 짜서 갈수록 시민권자가 줄어들었던 곳이 아테네였다. 자체적으로는 민주주의 비슷한 것을 했지만 외부로는 제국주의 정책으로 일관했던 아테네였다. 제국주의를 하면서도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아 주변의 원성을 샀던 아테네였다. 동맹금을 걷어 자기네 해군 급료로 주는 편법을 일삼았던 아테네였다. 이런 나라가 민주주의를 실현한 아름다운 국가였다니 제 정신인가.”

   
▲ 다큐멘터리는 팩트를 가지고 이성에 호소하는 장르인데 EBS 다큐프라임 제작진은 잘못된 팩트로 스스로 다큐멘터리가 아님을 진술하는 자살행위를 벌였다./사진=EBS 다큐프라임 '민주주의'


EBS 다큐프라임 ‘민주주의’ 방송에는 많은 인터뷰이들이 등장했는데 이에 대해 남 교수는 “어디서 캐스팅을 했는지 하나같이 청년 시절 마르크스가 다양한 모습으로 환생한 것처럼 해괴한 논리를 늘어놓는다”며 비판했다.

이어 EBS 다큐프라임 방송에서의 내러티브 구조와 관련, 남 교수는 “신나게 사실을 왜곡하면서 아테네를 추켜세우더니 갑자기 이 민주주의가 다시 꽃을 피운 나라가 미국이라며 독립전쟁으로 튀는 부분에서는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큐멘터리의 기본적인 내러티브 구조를 무시한, 질 낮고 품위 없는 구성을 태연히 펼친다는 지적이다.

남 교수는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이어붙이다보니 EBS 작가도 힘들었을 것"이라며 ”아마 자포자기 상태로 스크립트를 써 나가지 않았을까 추측된다“고 밝혔다.

남 교수는 EBS 다큐프라임에 대해 “민주주의에 관한 EBS의 다큐멘터리는 오로지 취향 고백뿐”이라며 “주장을 뒷받침할 단 하나의 제대로 된 팩트도 등장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남 교수는 EBS 다큐프라임 제작진의 논리에 관하여 “자본주의가 밉고 그래서 민주주의가 피해를 입고 있으며 권력을 쟁취해 가진 자들의 손발을 자르고 지갑을 털자는 논리”라며 “한 마디로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EBS 다큐프라임 '민주주의' 방송에 나오는 수많은 인터뷰이들은 청년 시절 마르크스가 환생한 것처럼 해괴한 논리를 늘어놓는다./사진=EBS 다큐프라임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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