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은 4일 각각 '허위사실 유포'와 '갑질 자료요구' 논란을 빚은 더불어민주당 조응천·박주민 의원의 행적을 겨냥, "무책임"하다거나 "갑질"이라고 꼬집으며 "사라져야 마땅한 구태"라고 강력 비판했다.
김희옥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 모두발언에서 "정치적인 무책임한 고의 폭로나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등 폐해에 대해 국회 자체의 징계나 제재, 소속 당의 징계 등 책임을 지우는 것은 면책특권의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사실상 조응천 의원의 사례를 들어 겨냥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도 이에 가세해 "지난 주 법제사법위원회 한 초선의원이 전체회의에서 대법원 양형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위촉된 방송사 고위간부가 성추행 전력이 있다고 폭로했는데, 허위사실"이라고 조 의원을 꼬집었다.
이어 "하루가 지나 그는 사실이 아니라고 사과했지만 이미 엄청난 명예훼손을 저지른 뒤였다"며 "한 국회의원의 무책임한 폭로로 방송사의 한 고위간부는 하루아침에 성추행범으로 몰리는 씻을 수 없는 엄청난 명예훼손을 당한 것이다. 해당 초선의원은 법적, 정치적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규탄했다.
정 원내대표는 또 "이뿐만이 아니다. 야당의 다른 초선의원은 일선 경찰서장들의 금융부채, 신용불량 현황, 자녀 학자금 대출 명세 등 개인 신상 관련 자료들을 서울지방경찰청에 요구했다. 자신이 참여했던 시위를 관할했던 경찰서장들에 대해 보복성 압박을 가한 것"이라고 박주민 의원을 겨냥했다.
그는 "국회의원이 공무원들을 상대로 직무와 관계없는 개인 신상자료를 이처럼 무더기로 요구하는 갑질을 일삼는다면 어느 공무원이 소신을 갖고 제대로 일할 수 있겠나"라며 "두 야당 초선의원들의 허위폭로와 갑질은 사라져야 마땅한 구태"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같은 비판기조가 면책특권 전면 폐지 추진으로 이어지진 않을 전망이다.
김희옥 위원장은 일단 "국회의원 특권 폐지가 말로만 끝나지 않도록 구체적 실행 방안에 착수할 것"이라며 "면책특권도 헌법규정과 충돌하지 않는 범위 내에선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면책특권은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해 국회 밖에서 민형사상의 법적 책임을 추궁당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최근 일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 본연의 활동을 제약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안 된다. 논의의 핵심은 면책특권 뒤에 숨어 악용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라고 면책특권 전면 폐지까지는 가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회의원이 면책특권 뒤에 숨어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를 일삼는 건 더 이상 없어져야 한다"면서 "의원 갑질 근절도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자문기구에서, 또 정치발전특위에서 중요한 의제로 다루겠다"고 정치권의 중장기적 논의 과제로 남겼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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