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준으로 모든 정치인-국민이 패션좌파 수준 완전변신
현재 한국사회의 가장 큰 특징은 이념적 합의가 깨졌다는 점이다. 헌법 제4조가 규정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마저 희미해졌고, 체제 수호에 필요한 정치사회적 힘이 남아있는가부터 걱정이다. 최악의 경우 북한보다 우리가 먼저 체제붕괴(regime collapse) 로 이어질 수도 있는데, 집권여당 새누리의 혼란부터 참담하다. 리더십의 위기도 전례없지만 그들은 '이념적 백치집단'에 가깝다. 그래서 터무니없는 중도(中道)타령만 반복하는 저들을 위한 해법은 무엇인가? 야당도 마찬가지다. 전향을 하지 않은 운동권 출신이 50~70명이니 항상 여의도 정치가 출렁대고 제정신이 아니다. 사회 분위기도 그러해서 탈북 여종업원 12명을 공개 법정에 세우겠다는 민변의 움직임이 '위험사회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이런 상황에서 미디어펜은 '이념적 합의가 깨진 위험사회 대한민국을 묻는다' 연작 칼럼 3회 분을 통해 이념문제에 대한 균형 잡힌 성찰을 진행한다.  [편집자 주]

이념적 합의가 깨진 위험사회 대한민국을 묻는다 연작 칼럼-<중>
                     
   
▲ 조우석 주필
익히 가늠했지만, 눈으로 확인하니 느낌이 또 달랐다. 여의도 정치꾼들의 집단 좌클릭을 보여준 최근 중앙일보 기획기사가 흥미로웠다. 그 신문이 한국정치학회와 공동으로 20대 국회의원의 이념 성향을 설문조사했더니 압도적 다수인 92.2%가 진보 내지 중도 성향으로 나타났다는 얘기다.
 
지난 4일자 중앙일보에 따르면, 진보로 분류되는 금뱃지 수가 과반(52.1%)을 넘겼으며, 그 비슷한 규모가 중도(40.1%)로 분류됐다. 그럼 보수 성향의 의원은 얼마라는 얘길까? 겨우 7.8%에 불과하다. 92.2% 대 7.8%, 이게 '기울어진 운동장'인 대한민국 이념시장의 현주소라고 보면 된다.
 
기울어도 너무 기울었는데, 더 기막힌 건 보수로 분류되는 국회의원 수가 썰물처럼 빠지고 있는 현상이다. 19대 시절 같은 설문조사를 했을 때 보수 의원은 24.6%였는데, 지난 4년 새 무려 3분의 1 이하로 축소됐다. 8년 전인 18대 시절에는 보수적 의원이 가장 많은 비중이어서(42.3%) 중도(38.6%)-진보(19.1%)와 나름 균형을 이뤘는데 이마저 뒤집힌 결과다. 

   

이런 추세가 진행된다면 향후 4년 뒤엔 어찌 될까? 그걸 묻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인데, 보수 의원은 2~3명도 안 돼 희귀종이 될 것이 분명하다. 300명 의원 대부분이 패션좌파로 돌아서서 엉터리 좌편향의 의정활동을 펼칠 것이다. 그럼 헌법 4조가 명문화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는 누가 지킨단 말인가?

앞으로 4년 국회가 걱정이다

따라서 앞으로 4년을 각오해야 할지 모른다. 더민주의 김종인과 새누리에 복당한 유승민이 손을 마주 잡은 채 경제민주화 타령을 소리 높여 합창하는 꼴을 자주 볼 것이고, 균형성장에 공정분배 그리고 사회적 경제 어쩌구의 헛구호를 반복해 들먹일 것이다.
 
안보와 국방 따위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지난 8일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미간 합의 발표 이후에도 이를 둘러싼 논란을 거듭하겠고, 서울시장 박원순처럼 국가보안법 폐지 따위를 무책임하게 떠들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 있다. 그런 무책임한 좌익 정치인들이 보기엔 대북지원은 재개되어야 하며, 동성애나 무상교육쯤이야 무제한 허용이 옳을 것이다. 
 
물론 이번 설문조사는 오래 전 좌익상업주의로 돌아선 중앙일보의 냄새가 좀 강한데, 외려 진솔한 설문조사는 6년 전 한겨레에 의해 진행됐다. 우리나라 정치인과 지식인들의 이런 좌편향이 글로벌 스탠더드를 기준으로 할 경우 어느 정도 왼쪽으로 기울어진 비정상일까를 보여주는 좌표다.

   
▲ 좋든 싫든 각자의 삶을 스스로 책임지게 만든 체제가 우리의 삶을 이 정도로 끌어올려 주었다. 하지만 요즈음 우리나라의 정치판을 보면 걱정이다. 아니 정치판보다 더욱 큰 걱정은 한국인의 생각과 태도이다. 한국 지식인과 정치인들에게 투영되는 좌파 성향은 우려될 정도다.

즉 당시 그 신문은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 외국 정치지도자와 함께 한국의 여론주도층 52명을 상대로 정치적 성향을 조사해서 다음의 좌표를 보여줬다. (한겨레21. 2010-03-04. http://h21.hani.co.kr/arti/cover/cover_general/26850.html)  결과를 보면, 심상정, 이정희, 노회찬, 정동영, 유시민 등 정치인의 경우 구 소련 스탈린의 폐쇄적인 경제관과 별 차이가 없다는 것부터 충격이다.

심상정-노회찬-정동영 경제관, 스탈린과 닮은꼴

좌측은 통제경제, 우측은 경제적 자유가  보장되는 신자유주의 체제를 의미하는데, 결과가 그러하다. 그만큼 국내 정치인과 지식인들이 좌경화-좌익화가 돌이키기가 힘든 수준이다. 모두가 경제적 자유를 인정하는 데에는 소극적이며, 무슨 일이 터지면 정부 탓에만 바쁜데 공병호 박사와 좌승희 박사 정도를 겨우 우파로 분류할 수 있을 정도다.
 
좌승희-공병호는 국내에선 극우 소리까지 듣는 형편의 예외적 지식인 그룹인데,  글로벌 기준으론 이들이 미국의 오바마나 힐러리 클린턴 혹은 독일 총리 메르켈, 프랑스 전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에 비해 몽땅 왼쪽에 있는 걸로 분류된다. 이게 무얼 의미할까? 
 
첫째 한국사회의 좌편향 바람이 그만큼 지독하고 철두철미하게 불었다는 것이고, 때문에 정치인-지식인은 물론 국민들의 성향 자체가 몽땅 좌파로 돌아섰다고 보면 된다. 둘째 한국이란 나라 자체가 지난 10여 년 새 지구촌서 가장 빨리 좌편향 진행되어버린 놀라운 희귀사례로 등극했다는 점이다. 
 
걱정은 그 때문이다. 지구촌에서 가장 왼쪽인, 좌편향의 꽃이 활짝 피어난 한국은 과연 온전한 사회인가? 여전한 분단 상황이고 적과 맞선 나라인데, 이런 국면에서 동공이 풀린 정신상태가 과연 올바른 것일까? 그래서 현재 한국사회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이념적 합의가 깨진 위험사회’가 분명하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수호에 필요한 정치사회적 부력(浮力)이 남아 있는가부터를 걱정해야 하는데, 그만큼 한국사회는 거덜 났다. 좌익혁명세력이 구조화됐고, 사회 각 부분에 자리 잡은 지 수십 년이 흘렀다. 그래서 손톱 곪는 건 알아도 염통 곪는 건 모른다는 속담은 2010년대 초반 대한민국 상황에 대한 썩 훌륭한 비유다. 정치사회 시스템 자체가, 사람들의 뇌구조가 거의 마비단계에 이른 것이다.

월남 패망 언급한 대통령에 발끈하는 좌익매체

북한책을 그대로 베낀 수준의 역사교과서를 바꾸는 건 너무도 당연한데, 총선에서 승리한 직후 야당 둘이 나서서 그걸 원위치하겠다는 이른바 공조 발표를 한 건 대체 뭐란 말인가? 가히 묻지마 좌편향의 전형이다.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월남 패망을 거론했을 때 좌익 언론들의 벌떼 같은 반응도 그걸 보여줬다. 
 
월남 패망 발언은 정초 대국민담화 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인데, 최고지도자로 얼마나 답답하고 걱정이 되면 저런 발언을 할까 싶어야 정상이다. 좌익언론은 그게 아니었다. 대통령의 발언이 1970년대 식 냉전적 사고방식이자, 레임덕을 안보 이슈로 막기 위한 것이란 알량한 분석을 공격적으로 쏟아냈다.
 
균형감각을 잃은 헛똑똑이 기자들이 매스컴을 장악한 결과다. 사회가 그 모양이니 언론 부문도 심각하게 병든 것이다. 반(反)대한민국 성향으로 오염된 지식정보가 단행본이나 교과서 등의 형태로 담겨있고, 교실이나 도서관에서 배움의 영역으로 떠받들어지니 이런 비정상적인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그래서 요즘 뜻있는 이들은 조심스럽게 말한다. 지금의 위기는 정치사회적 위기이겠지만, 국민됨의 가치, 대한민국적 가치를 몽땅 잊어버린 차원이고 그래서 어쩌면 영성(靈性)의 위기에 속하는 중병이란 것이다. 이걸 구제하는 일은 사람만의 힘으론 불가능하고 종교 차원의 구제-구원만이 통할지 모른다. 그만큼 아찔한 게 작금이다. 

'우익의 권토중래'없이 대한민국의 치유란 없는데, 대한민국, 이념적 합의가 깨진 위험사회가 맞다. 다음 마지막 회는 '영혼없는 집단' 새누리의 이념적 파행을 검토해볼 생각이다. 걸핏하면 중도(中道)타령을 하는 그 집단의 진정한 자기혁신 없이 대한민국의 내일은 없기 때문이다./조우석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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