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재현 기자] "타이밍이 빠르지만 슈팅 후 힘이 유지되지 않으면 정확도가 떨어집니다"

TV 속 양궁 해설자의 걱정어린 멘트가 나왔다. 어쩌면 장혜진의 선배로서의 걱정이다. 이미 여자양궁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개인전은 또 다른 양상이다. 올곧이 자신만의 싸움이다. 아니 바람과의 싸움일 수도 있다.  

   
▲ 양궁 대표팀 장혜진이 단체전에 이어 개인전까지 올림픽 2관왕에 올랐다./뉴스1

장혜진은 12일(한국시간) 오전 4시30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삼보드로모 양궁장에서 펼쳐진 양궁 여자 개인 결승전에서 독일의 리자운루를 만났다.

리자운루는 무뚝뚝한 표정에 8강부터 자신의 기량을 흔들림없이 보여준 막강한 상대다.

2세트까지 세트스코어 2대2. 3세트가 시작되자 장혜진과 리자운루은 첫 슈팅을 했다. 모두 10점. 3세트가 중요하다. 이번 세트에서 상대가 위축될 수 있는 세트를 마련해야 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

두번째 슈팅, 장혜진은 9점을 리자운루는 7점을 쐈다. 리자운루는 슈팅에 뜸을 들였다. 바람이 많이 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장혜진의 점수가 신경이 쓰였나 보다.

장혜진과 리사운루는 각각 8점, 9점을 기록하며 격차를 1점차로 장혜진의 것이 됐다.

순금의 계보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운명의 4세트가 다가왔다.

리사운루가 먼저 슈팅을 시도해 9점을 기록했다. 나름 만족하는 모습이다. "이 정도면 장혜진도 긴장하겠지"라는 표정이다. 그러나 10점 장혜진은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이 순간 금메달에 한발짝 다가갔다. 두번째도 10점. 세번째는 9점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쐈다. 4년 런던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4위를 기록하며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해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장혜진은 승리가 확정된 순간 팔을 바짝 하늘 위로 올렸다. 그리고 기도했다. 그 순간 눈물을 흘렸다. 4년전의 아픈 눈물이 기쁨의 눈물로 바뀌었다.

한편, 8강전에서 고배를 마셨던 최미선은 관중석에서 박수를 치며 장혜진의 금메달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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