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ㆍ25 가계부채대책 실효성 전문가 진단
[미디어펜=이시경 기자]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 중인 가계부채에 대한 정부의 관리대책이 '변죽'만 울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주택담보대출의 핵심인 소득인정비율과 총부채상환비율을 빼놓은 이번 대책은 미봉책으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 집단의 진단이다.

본보는 25일 경제장관회의에서 확정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대한 긴급 지상 간담회를 개최, 정부 대책에 대한 평가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 보완 대책 등에 대해 논의했다.

   
▲ 25일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하면서 국내 부동산 청약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자료사진=미디어펜DB


간담회는 한문도 한국부동산박사회회장을 비롯 ▲김명섭 강남대 부동산학과 외래교수 ▲이정섭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한문도 한국부동산학박사회 회장 ▲한석만 한국주거환경학회 이사 등이다.

간담회는 본보의 질의에 대해 전문가들이 답변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Q. 정부 가계 부채 강화방안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 한문도 한국부동산학박사회 회장
이정섭 박사(이하 이) :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출이 안 되면 중도금 대출이 안돼 계약금 10%만으로 청약을 넣어보려는 투자자가 줄 것이다. 지방 등 비인기 지역에 미분양 사태가 예상된다”

한석만 박사(이하 석) : “분양시장 투기세력의 일부 차단 효과가 기대되며, 특히 서울 강남지역의 청약과열 현상이 조금 식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신용등급 높은 부유층 수요자가 대거 몰리면서 되는 곳은 과열되는 분양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사료된다”

한문도 박사(이하 한) :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므로 실효성이 없으며, 그저 ‘땜빵’식에 그칠까봐 우려된다”

Q. 강화방안의 실효성을 평가하자면

이 : “국토교통부 및 지방자치단체장의 최초 건축허가부터 전국적으로 통합관리돼 전국의 주택을 대상으로 계획적인 관리가 가능해진다”

김명섭 박사(이하 김) : “이번 대책에는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에 대한 규제가 빠져 있어 미완의 대책인 것 같다”
   
▲ 한석만 한국주거환경학회 이사

석 : “가계 부채에서 분양 시장이 차지하는 부채 비율은 10%대로, 막무가내식 규제는 시장에 대한 혼란만 가중시킬 위험이 있다. ▲전세가 상승에 의한 대출 ▲생활비 사용에 의한 대출 ▲부동산 매입자금 대출 ▲소규모(개인) 사업자 부동산 매입 대출 ▲학자금 대출 등의 원인부터 규명한 뒤 선택과 집중에 의한 규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Q. 가계부채강화에 도움이 되는 대책은

   
▲ 이정섭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이 : “첫째로 금융기관 분할상환 목표가 상향되면 수분양자가 부담을 안게 돼 청약 기피로 분양시장이 위축될 것이며, 둘째로 중도금 부분의 보증심사 강화는 금웅기관이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대출을 기피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 “금융기관 주택담보대출 관리 항목이다. 경제 상황에 따른 원금 분할상환의 목표치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경우 효과가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석 : “전세대출 부분 및 기타 대출 강화가 제일 효과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분별한 대출 후 생활비(개인여가비)로 활용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을 것으로 사료되므로 신용대출과 무담보 대출에 따른 관리 방안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된다”.

Q. 분양 등 부동산 시장의 파장은 

해당 질문에 대해 “민간 청약시장에 기름 붓는 격”이라고 답한 한 박사 등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 김명섭 강남대 부동산학과 외래교수

김 : “전반적인 효과는 미미할 것. 단, ‘되는 곳만 된다’는 양극화 현상이 환금성 높은 지역 위주로 가중될 것 듯 보인다”

석 : “고액 연봉자 등 ‘있는 자’와 저소득자 및 소득 증빙을 할 수 없는 사람 등 ‘없는 자’로 청약 시장이 양분될 우려가 있으며 특히 지방의 경우 거래가 전무할 수도 있고 가격도 하락할 것으로 사료된다”

Q. 가계부채 대응 정책의 보완 요소에 대해

이 : “천천히 기간을 두고 단계별로 시행해 급작스런 충격과 시장 냉각 현상을 피해야 할 것이다”

김 : “공급과잉에 대해 정부가 인지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보다 직접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며 특히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 규제가 빠진 것이 아쉽다”

석 : “빈대 잡으려다 자칫 초가삼간 태울 우려가 있다. 부동산 거래로 인한 세수 증대 효과도 있으므로 모든 사항을 규제하다가 조금씩 살아나는 부동산 시장에 찬물을 끼얹으면 전체 시장을 무너뜨릴 위험이 있다. 정부는 통계적 근거를 바탕으로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하는 방향으로 진전시켜야 가계 빚과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한 : "주택담보대출을 줄이려면 집단대출에도 DTI와  LTV가 적용되야하나 이번 대책에 빠졌다.
분양시장이 급랭할 경우 가계뿐만 아니라 금융권도 함께 부실화될 공산이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초저금리시대에소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집담보 등 가계대출이 늘 수밖에 없다. 지난해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 후 점검과 확인을 소홀히 한 과오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상시 점검, 보완하는 시스템을 가동시켜야 한다. 차기 정권에 가계부채와 거품 부동산 시장의 문제 해결이 큰 짐으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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