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간섭· 판매 불균형 골치?
놀라운 판매고를 기록 중인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이 올 뉴 말리부·SM6 흥행이 초래한 판매 불균형에 웃지만은 못하는 실정이다.

베스트셀링카로 떠오른 올 뉴 말리부와 SM6에 시장수요가 일방적으로 쏠리면서 양사 일부 모델들의 판매고까지 깎아 먹었기 때문이다. 이에 양사는 판매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나섰다.

   
▲ 한국지엠 쉐보레 플래그십세단 임팔라/미디어펜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의 플래그십 세단 임팔라와 준중형 크루즈, 르노삼성 SM5의 판매량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먼저 준대형 세단인 임팔라는 출시 초반 물량부족 현상을 겪다 현재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태다. 임팔라의 지난달 판매량은 542대다. 지난 6월 판매량(1129대) 대비 52% 급감했다. 지난해 9월 출시 이래 최저 판매량이다.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올 뉴 말리부의 판매몰이가 임팔라 수요를 일부 흡수한 것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여기에 임팔라 구매를 고려하던 소비자들이 인도기간 탓에 경쟁차종으로 이동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임팔라의 경쟁 차종인 기아차 K7은 지난달에 5086대가 판매, 전년대비 167.5%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한국지엠 준중형 크루즈 역시 비슷한 사례로 꼽힌다. 올해 말 부분변경 등 신형 크루즈 투입을 앞둔 상황이지만 바로 위 체급인 준대형 세단시장에 새롭게 올 뉴 말리부가 진입하면서 줄곧 판매에 영향을 받아 왔다.

크루즈는 올 7월까지 누적 판매 대수가 6082대를 기록 전년 동기대비 40%가 감소했다. 현재 한국지엠은 신형 크루즈를 오는 11월께 군산공장에서 시험생산에 돌입, 내년 초 본격 판매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르노삼성은 지난 3월 SM6 출시 이후 신차 효과를 누렸지만 결국 SM5의 발목을 잡았다. 

SM5는 올 7월까지 누적 판매 대수가 4586대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한 1만5404대와 비교해 70%가 줄었다. 그동안 브랜드 베스트셀러로 제 역할을 해오던 SM5가 향후에 단종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한 달 평균 2400대를 찍어내던 SM5 생산량을 최근 크게 줄이는 등 라인업 단순화 작업에 들어간 만큼, 향후 단종 수순이 불가피하다는 것.

   
▲ 르노삼성자동차 중형세단 SM5/르노삼성


앞서 지난 4월에 기존의 SM5에서 옵션 사양은 새로 조정하고 가격을 내린 'SM5 클래식(CLASSIC)'을 내놓았지만 그다지 재미를 못 봤다.

여기에 르노삼성이 SM6를 하반기 택시시장에 투입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SM5의 단종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 상태다. 현재 SM5 판매 비중의 3분의 1 이상은 택시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지엠이나 르노삼성 양사 모두 특정 모델을 제외하면 나머지 라인업에서는 수요층이 약하다"며 "한쪽으로 쏠려있는 시장 수요를 다른 차종으로 분산시킬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신차 출시가 뚜렷한 판매 증진효과를 가져오는 반면에 기존 차종의 판매 감소는 어느 정도 감내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문제는 모든 완성차 브랜드가 신경쓰는 부분이기도 하다"며 "기존 차종의 경우 프로모션이나 마케팅 등을 통해 최대한 판매량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지만 산업전반을 두고 봤을 땐 새로운 대책이 마련되며 발전하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설명했다.[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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