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내부불만 무마용인 듯…이분법적 사고 버리길" 담담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26일 전날 여야 3당이 한차례 합의 파기를 겪었다가 타결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처리 합의를 놓고 더민주의 불만을 넘어선 '분노' 표출을 계기로 공방을 벌였다.

추경처리와  일명 '서별관 청문회' 증인채택문제 연계전략을 주도했던 더민주는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전 경제부총리)과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당시 경제수석)을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한다는 내용 없이 3당이 합의한 것에 강한 불만을 갖고 있다.

기동민 더민주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현안브리핑에서 우선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겨냥 "여당 최고 지도부로서 위신을 지키라"며 "청와대와 이정현 대표 눈치만 보다가 페이스북으로 도망치는 게 여당 원내대표의 처신이냐"고 비난했다.

이는 정 원내대표가 전날 추경안 처리 합의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분 좋습니다..오늘은 두다리 뻗고 실컷 꿀잠 청하겠습니다"라고 소회를 밝힌 것을 두고 한 말이다.

   
▲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이 2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최 의원과 안 수석에게도 "두 분은 청문회에 출석해야 한다"고 엄포를 놓은 기 원내대변인은 추경안 처리 합의 중재안을 냈던 국민의당에도 "되도 않는 조정자 콤플렉스는 그만 벗으라"고 힐난했다.

특히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향해 "더민주가 의원총회를 진행하고 있는데 '앓던 이가 빠진 것 같다'느니 '추경합의를 이끌어낸 건 국민의당의 성과'라는 표현을 써가며 우당(友黨)을 압박하는 태도가 올바른 건가"라며 "여당 대표도 입에 담지 못하는 말"이라고 비난을 이어갔다.

그는 "우리가 할 말이 없어서 입 다물고 있었던 건 아니다"며 "정권교체를 함께 이룰 우당이었기 때문에 언론과 국민의 따가운 질문에도 참고 참았는데 그 보답이 새누리당과 공조해 우리 당을 압박하는 것이냐"고 최 의원과 안 수석 증인채택 미확정을 국민의당 탓으로 돌렸다.

아울러 "국민의당은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며 "야권의 우당으로 남아 공조를 유지할 건지, 회색지대에 남아 새누리당의 편을 들 것인지 선택하라"고 종용했다.

이와 함께 "세월호는 어쩔 것인가. 백남기 농민 사건, 어버이연합 사건은 어찌 할 것인지 명확한 입장을 내놓으라"고 쏘아붙였다.

   
▲ 여야 원내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는 25일 오후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이달 30일 오전 9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는 데 합의했다. 왼쪽부터 우상호 더불어민주당·정진석 새누리당·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사진=정진석 원내대표 페이스북


국민의당은 더민주의 이같은 공세를 '내부 반발 무마용'이라며 콧방귀를 뀌었다. 우당으로서 공조를 깼다는 배신감 표출에 대해선 현재 '3당 체제'라는 점을 강조, 자당이 '거수기'가 아닌 '캐스팅보트'임을 상기시켰다.

이용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더민주가 추경과 청문회 증인 합의 등과 관련 정체성을 밝히라고 요구했다는데, 국민의당의 정체성은 오로지 국민이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더민주의 이같은 발언은 당 내부 (반발) 무마용으로 보인다"며 "동료 야당에 대한 배려와 예의에 벗어난 발언이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더민주가 동료 야당이긴 하지만 현재 정치구도는 3당 체제다. 이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라며 "국민은 3당이 협치 정신을 발휘해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이번 합의는 민생을 생각해 차선을 선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더민주는 이분법적인 사고를 버리고 하루속히 추경합의 이후 당내 후유증에서 벗어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촉구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