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원 비중절반·온라인 권리당원 변수…강경기조 회귀는 불가피할 듯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더불어민주당은 27일 서울 송파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제2차 전당대회를 열고 2018년 8월까지 2년 동안 당을 이끌 대표와 여성·노인·청년 등 부문별 최고위원을 선출한다.

새 지도부는 내년 대선에서 '호남 출신 당대표'가 이끄는 새누리당과 중도세력 규합을 통한 '제3지대'를 천명한 국민의당에 맞설 강력한 대선후보를 뽑을 경선 관리라는 중책을 맡는다. 이날 전대 결과가 전체 야권 지형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차기 당 대표 후보마다 현 정부를 향한 투쟁력을 과시하는 한편 안보·경제 등 현안을 두고 사드 반대로 대표되는 '강한 야당' 선명성 경쟁을 벌이고 있어, 중도 입장을 유지했던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 86·운동권 성향으로의 회귀가 예상돼 여야 대치 정국의 심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당대표 선거에선 김상곤·이종걸·추미애(기호순) 후보가 격돌한다.

현재는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계의 지원을 받는 추미애 후보가 1강을 달리고 있고, 같은 친문계 후발주자로서 예비경선에서의 '반전승'을 거두고 확장력을 내세우고 있는 김상곤 후보와 비주류 대표를 자처한 이종걸 후보가 추격 중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시·도당위원장 선거에서 위력을 발휘한 친문성향 온라인 권리당원들의 표심은 추 후보를 향해 있다는 게 중론이며,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전략적 투표, 이 후보는 비주류 결집을 호소하며 맞서고 있다.

전대를 앞두고 재외국민대의원 인터넷투표와 권리당원 ARS(자동응답시스템) 투표, 국민ㆍ당원 여론조사는 마친 상태다. 당대표 선거에서 대의원 투표 비중은 45%로 권리당원 투표(30%), 여론조사(25%)보다 커 당락을 좌우할 최대 변수로 꼽힌다.

이에 따라 세 후보들은 당일 현장 투표를 할 1만명의 대의원들에게 전날(26일) 일일이 전화를 돌리며 지지를 부탁하는 한편 마지막으로 표심을 호소할 전대 연설 원고를 다듬는데 집중했다. 

이날 전대 현장 선거운동과 후보연설을 통해 추 후보는 '대세론' 굳히기를, 김 후보와 이 후보는 친문일색 지도부에 대한 거부감을 등에 업고 '막판 뒤집기'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추 후보가 당선될 경우 전날 부로 선출 작업이 마무리된 권역별 최고위원 5명(심기준 김영주 전해철 최인호 김춘진) 모두 친문 인사로 분류되는만큼 친문일색 지도부가 현실화했다는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번 전대에서 증명된 친문 진영의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새 지도부가 강력한 리더십을 구축함으로써 안정적인 당 운영을 점치고 있기도 하다.

다만 당내 비주류나 당 외부에선 내년 대선에서 경선이 무색할 만큼 문 전 대표 일변도로 흘러가리라는 지적과 함께, 문 전 대표를 제외한 다른 후보들 그리고 김종인 비대위 대표를 중심으로 원심력이 강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동시에 나온다

반면 김 후보나 이 후보가 반전승을 거둔다면 당내 역학구도 역시 크게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의 대선후보 경선 레이스 역시 상대적으로 다양한 주자들간의 '불꽃 경쟁' 형태로 흘러가 흥행 효과를 기대해볼만 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 대표와 함께 새 지도부를 구성할 최고위원 투표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대의원 투표의 비중이 당대표 선거보다도 5%p 높은 50%를 차지해 이날 전대에서 당락을 좌우할 전망이다.

이미 각 시도당을 돌며 지역별 최고위원 선출을 마무리한 상태로, 이날 전대에서는 여성·노인·청년 부문 최고위원에 대한 경선이 진행된다. 노동·민생 최고위원은 해당 부문 권리당원 수 미달로 추후 선출하기로 했다.

여성위원장 투표에서는 유은혜·양향자 후보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박빙의 대결을 벌이고 있다. 노인 부문에서는 제정호·송현섭 후보가, 청년 부문에서는 장경태·이동학·김병관 후보가 지도부 입성을 노린다.

지역 시도당 선거에서 위력을 발휘했던 온라인 권리당원들의 표심도 커다란 변수다. 이미 서울시당위원장 선거에서 대의원 투표 결과가 권리당원 투표 결과로 뒤집힌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온라인 당원을 중심으로 한 권리당원들이 특정 후보에게 '몰표'를 던진다면 판세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전대와 맞물려 퇴임하는 김종인 대표는 전날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너무 한쪽 계파로 치우치지 않았나. 당을 어떻게 이끌어야 대선에서 승리할지 생각해야 한다"며 '도로 친문당'으로의 회귀 예상과 우려를 동시에 내비쳤다. 

별도의 당내기구는 꾸리지 않겠지만, 자신의 슬로건인 '경제민주화' 설파에 주력하기로 한 그는 같은날 페이스북 계정을 첫 개설하며 대중과의 소통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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