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초호화 유럽여행 로비를 받았다는 유력 언론사 고위간부는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인 것으로 밝혀졌다.
28일 정치권 및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처음 익명으로 공개한 유력 언론사 논설주간은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로 밝혀졌다.
앞서 김 의원은 “워크아웃 상태였던 대우조선 CEO가 민간인까지 데리고 초호화 전세기를 이용해 유럽 곳곳을 다녔다”며 “당시 탑승객 7명 중 대우조선 임직원을 제외한 민간인 중 한 명은 박수환 대표이고 다른 한명은 유력 언론사 논설주간”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즈(홍보대행사) 대표는 남상태 전 대우조선 사장의 정관계 로비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27일 새벽 검찰에 구속됐다. 박 대표는 남 전 사장의 연임 로비를 벌인 대가로 수십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전현직 고위공무원, 신문사 고위간부 등과 친분이 깊어 마당발로 통하는 인물이 박 대표는 또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던 금호그룹을 상대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10억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박 대표가 받은 금액이 누구에게 흘러갔는지 집중 조사하고 있으며, 대우조선해양이 제공한 전세기를 타고 그리스 산토리니를 여행한 경위도 조사 대상이다.
이와 함께 김 의원이 처음 익명으로 대우조선해양이 초호화 유럽여행을 위해 빌린 전세기는 영국 TAG항공사 소속 전세비행기로 이 비행기를 이용하는 데 들어간 비용만 8900만원이라고 한다. 헐리웃 스타들이 주로 사용하는 10인승 초호화 전세기에 남 전 사장을 비롯한 대우조선 임직원들과 박수환 대표, 송희영 조선일보 논설주간이 탑승한 것이다.
실제로 미디어펜은 송 논설주간이 남상태 전 사장, 박수환 대표와 함께 TAG에 탑승한 사실을 TAG항공에서 제시한 전세기 이용실적 명단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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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호화 유럽여행 로비를 받았다는 유력 언론사 고위간부는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인 것으로 밝혀졌다. 미디어펜은 송 논설주간이 남상태 전 사장, 박수환 대표와 함께 TAG에 탑승한 사실을 TAG항공에서 제시한 전세기 이용실적 명단을 확보했다./미디어펜 |
모두 한국인으로 명시된 탑승객 명단 맨 위에 ‘HEE YOUNG Song'(송희영) 이름이 있고 생년월일 난에 1954년생으로 돼 있다. 명단 5번째 ’SANG TAE Nam'(남상태) 이름이 있고, 그 바로 아래 6번째 ‘SOO WHAN Park'(박수환) 이름이 있고 1958년생으로 기입돼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조선일보는 “2011년 그리스 국가부도 위기 사태 당시 대우조선의 공식 초청을 받아 이탈리아와 그리스로 출장을 간 것은 사실이지만 취재 차원의 초청에 따른 출장이었다”며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남 전 사장이 그 출장에 민간인들을 데리고 간 이유나 유명한 여행지인 나폴리와 산토리니 등을 돌면서 수억원을 들인 것을 공무상으로 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특히 남 전 사장의 재임시기인 2009∼2011년 대우조선은 박 대표 회사에 상식 이상의 거액인 20억원을 지급하며 홍보계약을 맺었다. 또 조선일보는 남 전 대표 등 일행이 초호화 유럽여행을 하던 시기를 전후해 대우조선에 우호적인 사실을 게재한 사실이 있다.
가령 ‘대우그룹이 공중분해된 후 대우조선해양은 총수 없이도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했다’ ‘대우조선이 더 성장하면 경제발전에 공헌할 수 있으니 공적자금 회수 등 문제점만 확대하지 말자’는 등의 내용이다. 당시는 대우조선에 대한 공적자금의 과도 투입을 우려하는 여론이 상당했던 시기였다.
이미 박 씨가 구속되면서 검찰의 대우조선해양 비리수사는 정관계 인사는 물론 송희영 논설주간에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김 의원이 유력 언론사 논설주간이 포함된 대우조선해양 임직원들의 초호화 유럽여행 로비 사실을 폭로했을 때 당사자 격인 조선일보 측은 이 기사를 지면화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부분 언론들은 우병우 민정수석 파문과 관련해 청와대가 ‘부패 기득권 세력’으로 지목한 언론이 조선일보였다고 분석하고, 그 배경에 주목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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