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 잠룡인 '소장 개혁파' 남경필 경기지사와 '따뜻한 보수' 유승민 의원 간 모병제 도입 여부를 둘러싼 대립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유 의원이 남 지사가 대선 공약 차원에서 내놓은 모병제 주장을 "정의롭지 못하다"고 규정하자, 남 지사는 유 의원의 태도에 대해 "정의의 독점"이라며 '히틀러의 전체주의'에까지 빗대어 맹비판했다.
당헌에 규정된 '자유시장경제'와 같은 가치보다도 특히 민주주의와 사회 정의를 강조하며 친박계와 대립해온 두 인사가 맞붙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 의원은 전날(7일) 강원도 춘천시 한림대 특강에서 남 지사 등의 모병제 도입 주장에 대해 "우리나라 안보 현실에선 정말 말이 안 되는 정의롭지 못한 발상"이라며 "저 제도를 시행하면 우리나라는 부잣집 아이들은 군대가는 아이들이 거의 없을 것이고, 가난한 집 자식만 군에 가게 된다"고 강력 비판했다.
이에 남 지사는 같은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의에 대해 논쟁하자"면서 유 의원이 언급한 정의에 대한 가치 논쟁과 모병제 공개 토론을 제안했으나, 유 의원은 반응하지 않았다.
남 지사는 8일 다시 페이스북에서 "유 의원이 모병제는 정의롭지 못하다고 했는데 누구의 생각을, 어떤 정책을 정의롭지 못하다고 규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모병제는 개인의 자유와 행복 추구라는 인류보편적인 가치에 기반하고 있는데 이같은 정책이 정의롭지 못하다고 규정하는 것은 오만일 수 있다"며 "정의의 독점은 전체주의의 시작이다. 히틀러도 자신은 정의롭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여갔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로 낙인찍혀 고통받았던 유 의원이 남의 생각을 정의롭지 못하다고 규정하는 것에 적잖이 놀랐다"고 꼬집었다.
남 지사는 "민주주의의 기본은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그래야 남의 의견을 존중하게 된다"고 유 의원의 민주적 소양까지 문제삼았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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