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민족대명절인 추석에 모처럼 모인 가족들끼리 말다툼에 재산싸움 등 사건, 사고로 번지는 일들이 일어나 추석의 의미를 무색케 하고 있다.

경북 김천경찰서는 추석인 지난 15일 친형(59)을 흉기로 찔러 다치게 한 혐의(특수협박·특수상해)로 A씨(56)에 대해 16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토지보상금 등 재산 분배 문제로 김천의 형 집에서 말다툼을 벌이다가 범행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A씨 형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범행 뒤 미리 준비한 휘발유를 자기 몸과 형의 방 등에 부은 뒤 방화를 시도하다가 미수에 그쳤다.

이후 출동한 경찰과 10여 분 동안 대치하다가 결국 검거됐다.

이틑날인 16일에는 30대 여성이 부모가 남동생에게만 재산 일부를 분배한 것에 불만을 품고 친정에 불을 지른 혐의(현주건조물 방화)를 받고 있다.

충남 논산경찰서는 최모(38·여)씨가 자신의 부모가 사는 계룡시 소재의 단독주택에 미리 준비해간 인화물질 1.5L를 뿌리고 불을 지른 혐의로 검거했다고 17일 밝혔다. 

사건 당시 집에는 최씨 부모를 비롯해 추석을 맞아 고향을 방문한 남동생 가족 등 10여 명이 있었다.

최씨의 방화 후 가족들이 이불 등을 이용해 재빨리 불을 꺼 다행히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가족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범행에 앞서 인근 마트에서 흉기를 구입하기도 했다.

가족이 모여 떠들썩한 추석 뒤편에는 쓸쓸한 죽음도 있다.

추석 당일인 지난 15일 경기도 연천군의 한 시골 마을에서 A씨(83)와 부인 B씨(80)가 침대에 나란히 누워 숨진 채 발견됐다.

A씨 부부는 집에 연탄을 피워놓고 잠든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부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유족에게 시신을 인계했다.

경찰 조사결과 2002년 뇌출혈로 쓰러진 뒤 뇌병변 장애를 앓는 아내를 A씨가 14년간 혼자 돌봐왔으며 B씨가 앓아누운 뒤로는 자녀들이 자주 찾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향이 북한인 A씨는 왕래할 다른 친척도 거의 없었다.

경찰은 추석을 맞아 외로움을 견디지 못한 노부부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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