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시경 기자] 표면상으로는 청약시장 ‘붐’이 일고 있지만 한꺼풀 벗겨보면 지난해보다 계약률이 떨어져 청약 ‘허수’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19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분양시장은 전국 평균 청약률이 12.89대 1을 기록하며 ‘분양 호황’이었던 지난해보다 나은 성적을 보인 반면 계약률은 반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 이달 분양한 부산 '명륜자이' 견본주택 앞에 늘어선 대기줄. 올들어 전국 최고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자료사진=GS건설


앞서 분양된 ‘디에이치 아너힐즈’ 등 서울 강남권 재건축과 ‘대연자이’ 등 부산 신규 분양 단지들이 올해 청약 성적을 견인, 1월부터 지난달까지 공급된 18만855가구에 총 241만790명이 청약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8월)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이 11.06대 1이었음을 감안하면 더 높은 성적이다. 이달 공급된 ‘명륜자이’와 곧 분양될 ‘아크로리버뷰’ 등이 더해질 경우 전망이 더 밝다.

그러나 아파트 초기 계약률은 청약률과 달리 크게 하락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의하면 올해 2·4분기 전국 민간아파트의 평균 초기 계약률(70.5%)은 지난해 같은 기간(92.2%)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초기 계약률은 신규 분양된 후 3개월 초과 6개월 이하의 기간이 지난 30가구 이상 규모 단지의 분양률을 말한다.

지역별로는 지난해 2·4분기 평균 초기 계약률이 100%였던 서울과 인천, 부산·대구가 올해 동기에는 70~90%대로 감소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지난해 청약관련제도가 완화되면서 문턱이 낮아져 일반수요자들의 진입이 늘었고, 특히 단기 프리미엄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유입이 두드러졌다”며 “서울의 경우 1년만 있으면 타 단지 청약이 가능하므로 동호수 결정 후 비선호 가구에 당첨되면 이탈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특정 인기 지역의 청약 경쟁률이 전체 청약 경쟁률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내고 있어 일종의 ‘착시현상’이 아닌지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인호 숭실사이버대 교수는 “현재 국내 착공·인허가·준공 등의 분야는 침체된 상황인 반면 청약시장만 이상 과열 현상”이라며 “청약률만 높고 정작 초기 계약률이 낮아졌다면 단기 차익을 노리는 가수요가 많다는 것으로, 향후 분양시장 거품이 꺼졌을 경우를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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