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금융위원장이 오는 23일로 예정된 은행권 총파업에 대해 "정당성이 없다"며 철회해 줄 것을 당부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금융노조 파업 관련 은행권 상황 점검 회의'에 참석해 총파업을 계획하고 있는 금융노조에 대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하는 이번 파업은 정당성을 얻을 수 없다"며 "파업을 철회하고 성과연봉제에 대한 논의의 장으로 복귀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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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1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 대회의실에서 주요 은행장과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23일로 예정된 금융노조 파업 대응방안을 논의했다./금융위원회 |
이날 회의에는 금융위원장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이동걸 산업은행장을 비롯한 시중 7개 주요 은행장들이 모두 참석했다. 이들은 은행별 금융노조 파업 대응방안과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을 논의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모두발언은 이번 총파업에 대한 금융당국과 사측의 입장을 보여줬다.
임 위원장은 "향후 10년 이내에 유럽‧미국의 은행 일자리가 3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은행업 존립 기반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지금은) 노사가 합심하여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활을 걸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는 금융노조 총파업에 대한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임 위원장은 이번 파업에 대해 "고임금을 받는 은행원들이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사측과의 진지한 대화도 거부하고 파업만 강행한다면 국민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임 위원장은 금융노조에 대해 "금융산업의 생산성과 금융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성과연봉제 도입을 반대하는 것이 파업의 이유라면 납득할 수 없다"면서 "성과연봉제는 일 잘하는 사람을 대우해 생산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로 도입하는 것이지 임금을 깎거나 쉬운 해고를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노조는 지난 20일 서울 다동에 위치한 투쟁상황실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9‧23 총파업을 계획대로 강행할 뜻을 내비쳤다. 김문호 위원장은 "은행 영업이 마비되고 업무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져 국민 여러분께서 상당한 불편 겪으실 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고객과 국민들을 위한 파업임을 널리 양해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주장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금융노조가 최근 새롭게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전국 거주 성인남녀 1045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61%는 성과연봉제 확대‧도입에 대해 '정부가 근로자와 충분한 협의를 선행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반면 응답자의 43.9%는 '성과연봉제가 해고수단이 아니다'라고 응답해 금융당국의 발언과 합치하는 취지의 결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현재 금융노조는 '9‧23 총파업으로 인해 업무상 큰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회의를 통해 금융당국과 각 은행장들은 오는 23일 빚어질 수 있는 업무공백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에 대한 조치방안도 함께 논의한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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