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대우조선해양 경영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은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입국할 때 통보해 달라고 법무부 출입국 당국에 요청했다.

조 전 부사장은 박수환(58·구속 기소)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 수사와 관련한 참고인 신분이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이 입국하는 대로 조속히 출석시켜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22일 "다각적으로 소환 요구를 했지만, 현재까지 불응한 상황"이라며 "명확한 답변이 없어 불응하는 것으로 보고 입국 시 통보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을 불러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동륭실업이 뉴스컴과 수억원대 자문 계약을 맺은 배경을 조사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2013년 효성그룹 '형제의 난' 때 조 전 부사장 편에 서서 홍보 창구 역할을 맡았다.

검찰은 박씨가 당시 홍보 대행업 범위를 넘어서 소송 전략 수립, 변호인단 추천, 법률상담 및 문서 작성 조력 등의 형태로 법률적 문제를 자문하는 등 변호사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 소환에 앞서 동륭실업 직원 등을 상대로 관련 혐의 조사를 해왔다.

아울러 검찰은 전날 구속영장이 청구된 강만수(71) 전 산업은행장이 한성기업 측으로부터 지속적인 대출 청탁을 받아왔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산업은행이 2011년 한성기업에 총 240억원대 특혜성 대출을 해 준 과정에서 강 전 행장의 직접적인 지시가 있었다는 정황을 파악하고 그가 한성기업 측에서 받아온 억대 금품이 실질적으로 포괄적 뇌물 성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강 전 행장의 구속영장에는 대우조선 투자 압력, 한성기업 특혜 대출 혐의가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대우조선에 정치권 인사들을 '낙하산 고문'으로 내려보냈다는 의혹, 주류 수입업체 D사의 관세분쟁에 영향력을 개입했다는 의혹에 관련해서는 추가 수사를 하기로 했다.

이 외에 2009년 12월 지식경제부가 수십억원을 투입한 신재생 에너지 기술개발 사업에 측근의 업체가 주관기관으로 선정되도록 강 전 행장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정황도 포착돼 검찰은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당시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이던 강 전 행장이 지경부 담당 국장에게 바이오업체 B사를 선정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이다. B사는 이 사업을 수행할 만한 자격 조건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결국 사업권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B사 대표 김씨는 바이오 에탄올을 상용화할 구체적 계획과 능력이 없으면서도 대우조선해양에서 44억원을 투자받은 혐의 등으로 이달 13일 구속기소됐다.

한편 참여연대 등이 대우조선에 거액을 대출해줘 수조원대의 손실을 냈다며 홍기택(64) 전 산업은행 회장 등을 6월에 고발한 사건도 부패범죄수사단에 배당됐다.

특수단 관계자는 "참여연대 고발 사건은 배당받아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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