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금융노조가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와 관치금융 철폐를 요구하며 23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2014년 9월 관치금융 철폐를 내걸고 파업에 참여한 지 2년 만이다.
금융노조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총파업 집회를 열었다.
집결시각인 9시에는 2천여명 정도가 나왔다. 농협은행, 기업은행, 산업은행, 산림조합, 씨티은행 노조원들이 눈에 띄었다고 한 참가자는 전했다.
노동가요 배우기, 구호 연습 등의 사전 행사를 거쳐 오전 10시 30분 총파업 선포식을 진행한다.
노조 관계자는 "실질적인 집회는 10시 30분부터 시작되는 만큼 지금 계속 입장하고 있어서 정확한 참가인원을 추산하기는 현재로서는 어렵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오전 10시 현재 2만명 안팎이 운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암 월드컵경기장의 수용인원은 8만명 정도다.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권 파업예정인원은 약 1만8천명으로 은행직원 대비 참가율은 15% 수준이다. 영업점포가 많은 대형 4개 시중은행의 경우 파업참가율은 3% 내외라고 금감원은 전했다.
또다른 현장 참가자는 "9시 전후로 많이 들어왔지만 현재로서는 들어오는 인원이 1시간 전보다 현격히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파업이 시작되면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을 비롯해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이 연단에 올라 파업 취지를 설명한다.
오후에는 각종 문화공연과 투쟁 발언, 추후 파업을 위한 임시 대의원 총회 등의 순서로 꾸며진다.
금융노조가 파업에 나선 것은 정부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성과연봉제의 조기 도입에 반대하기 위해서다. 노조는 성과연봉제가 이른바 '쉬운 해고'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은행권 사측 대표인 사용자협의회가 금융노조와 산별 협상을 하면서 개별 성과연봉제와 함께 저성과자 해고제도 도입을 함께 요구하자 이런 우려가 커졌다.
이에 따라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를 '해고 연봉제'로 바꿔 부르며 투쟁에 나선 상황이다.
도입 준비 기간이 짧아 제대로 된 성과 지표가 마련되지 않은 점도 도입에 반대하는 이유다.
이런 상태에서 성과연봉제를 시행하면 직원 간 판매 경쟁이 붙어 대출의 질이 떨어지고, 불완전 판매가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것이다.
김문호 위원장은 "정권이 강요하는 해고 연봉제는 금융노동자들의 목에 칼이 들어와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는 금융산업의 안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해 국민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노조가 이날 하루 동안 총파업에 나서면서 일부 영업점 업무의 차질이 예상됐지만 대부분의 영업점은 정상 가동되고 있다.
은행들은 파업 참여 규모에 따른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대부분의 영업점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어 '컨틴전시 플랜'을 작동시킨 은행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은 집회에 나간 인원이 거의 없고, 신한은행은 노조원들 중심으로, 우리은행도 현재 500명 안팎이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노조는 지난 7월 20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95.7%의 찬성률로 총파업을 결의한 바 있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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