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 지진 이후 10여 일째 400여 차례의 여진이 발생, 전국이 불안감에 떨었다.
만일 도로 교량이 지진으로 파괴될 시 공포에 그치지 않고 대규모 인명 피해는 물론 물류 이동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22일 한국도로공사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고속도로 교량 8천 767개 중 내진 성능이 확보되지 않은 교량은 4.1%인 360개에 이른다.
현재 전국 고속도로와 국도 교량의 내진율은 96%와 86%에 이른다. 고속도로 교량은 규모 6.0의 지진에 견디게 돼어 있지만 경북 경주 지진처럼 규모 5.8 이상 임계치를 넘는 지진이 온다면 그 피해 정도는 예측하기 어렵다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부산 센텀시티와 남구 용호동을 연결하는 총 길이 7.42㎞의 해상 교량인 '광안대교'는 규모 6.0의 지진에 견디도록 내진 설계가 돼 있다. 하지만 지하 깊숙한 곳이 아닌 표층 가까운 곳에서 지진이 발생하면 나름 기준에 따른 내진 설계를 적용했다고 해도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고속도로 교량과 비교시, 국도의 교량 내진율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 전국 국도 교량 6천910개 중 24%인 961개는 내진 설계가 이뤄지지 않았다. 국도 교량 10곳 중 2곳 이상이 지진 시 안전에 취약한 셈이다. 일선 시·군에서 관리하는 소규모 교량은 내진 설계가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4천138개 교량 중 내진 설계가 된 교량은 32.9%인 1천360곳에 불과하다. 이는 2011년 5월 조사 당시 49.5%였던 내진율보다 오히려 16.6% 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그밖에 충북도는 787개의 교량·터널 중 77.9%인 613개 시설의 내진 보강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강원도는 국도 교량 946개 중 13%인 127개는 내진 보강 대책이 시급하다. 도로 교량의 내진율이 37.7%에 불과한 울산은 건설된 지 오래된 교량 대부분은 내진이 갖춰지지 않았다.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은 "고속도로 교량은 연간 13억대의 차량이 다닌다"며 "지진으로 교량이 파괴될 경우 대규모 인명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내진 성능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철원·화천·양구·인제·홍천)은 "전국 사장교와 현수교 53개 23곳만 지진가속도계측기를 설치했다"며 "지진 재난의 위험성을 고려할 때 내진 성능 보강과 함께 지진가속도 계측기 설치를 앞당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진가속도계측기는 시설물의 진동을 측정해 지진에 따른 피해 정도와 위험도를 분석하는 장치다. 2013년 설치의무 대상이 저수지, 행정기관, 단독청사, 국립대, 사장교와 현수교 등으로 확대 시행됐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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