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군 입대를 앞두고 한국 국적을 포기, 병역기피 논란에 휩싸이며 입국이 금지된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40)씨가 입국 허가와 관련해 낸 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는 30일 유씨가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비자발급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유씨가 공익근무 소집기일을 1차례 연기한 뒤 미뤄진 소집기일이 임박한 상황에서 국외여행을 허가받아 출국한 뒤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며 "병역 의무를 피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유씨는 자신의 대중적 인기, 우리나라 국민에 대한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국방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번복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의무를 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씨가 입국해 방송활동을 하면 자신을 희생하며 병역에 종사하는 국군 장병의 사기가 저하되고 청소년들 사이에 병역 기피 풍조가 만연해질 우려가 있다"며 "유씨의 입국은 '사회의 선량한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가수로 활동하던 유씨는 방송 등에서 "군대에 가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2002년 1월 미국 시민권을 얻고 한국 국적을 포기해 병역을 면제받았다.

병역기피 의혹이 일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법무부는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에 해당한다며 유씨의 입국을 제한했다.

출입국관리법 제11조 1항에 따르면 법무부 장관은 대한민국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

이 밖에 외국인이 경제·사회 질서를 해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돼도 입국이 금지될 수 있다.

이후 중국 등에서 활동하던 유씨는 지난해 9월 LA 총영사관에 재외동포 비자(F-4)를 신청했다가 거부당하자 국내 법무법인을 통해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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