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검찰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처가와 넥슨코리아의 '강남 땅 거래'와 관련해 사실상 무혐의로 결론 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팀 관계자는 30일 "(거래와 관련된) 팩트만 놓고 보면 자연스럽지 않다고 보기엔 어렵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부동산 거래의 성격은 거의 파악이 됐으며, 자유로운 사적인 거래로 보고 있다"면서 "금품 거래라든가 다른 특별한 점도 없었다"고 말했다.

거래가 정상적이었고, 당사자들에게 특별한 범죄 혐의를 찾을 수도 없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우 수석 처가는 2011년 3월 강남역 근처에 있는 3371㎡(약 1020평) 토지를 1365억원(국세청 신고 기준)에 넥슨코리아에 팔았다.

넥슨코리아는 이듬해 1월 바로 옆 땅 134㎡(약 40평)를 100억원에 추가 매입한 뒤 그해 7월 두 토지를 합쳐 1505억원에 부동산 개발 업체에 되팔았다. 

표면적으로는 140억원의 차익을 냈지만, 양도세 등 세금과 거래 비용을 제외하면 사실상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넥슨코리아가 사옥을 짓겠다면서 이 땅을 샀다가 계획을 백지화하고 땅을 되판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기에 우 수석 처가 쪽에서 넥슨코리아에 땅을 팔기 전 1100억원대에 땅을 내놨다는 부동산 업자의 광고 글의 존재가 알려져 넥슨코리아가 이 땅을 고가에 사 줘 결국 우 수석 측에 경제적 이익을 안긴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우 수석, 김 회장 모두와 친분이 있는 진경준(구속기소) 전 검사장이 거래에 다리를 놔준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검찰은 이달 23일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48) NXC 회장, 28일에는 진 전 검사장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했지만 진 전 검사장이 이 거래 과정에 등장한다는 정황을 뒷받침할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다.

검찰은 넥슨과 여러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당시 해당 토지를 매수하려는 이들이 여럿 나왔고 일부는 넥슨이 실제 매입한 액수보다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현금 거래 조건을 제시한 넥슨이 최종 매수자로 결정된 것으로 파악하고 넥슨이 오랫동안 안 팔린 땅을 고가에 사 준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수사팀은 당시 1천100억대 가격에 땅을 팔겠다는 광고도 급매물이나 헐값 매물 등이 다수 시장에 나와 있는 것처럼 알려 매수자를 확보하려는 부동산 업자의 미끼성 광고 글이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 의혹과 관련해서는 사실상 참고인 조사를 다 했다"면서 "특별히 의미 있는 진술이 현재로선 없었다"고 덧붙였다.

땅 거래, 개발 과정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서민 전 넥슨코리아 대표의 조사 필요성도 거론된다. 그러나 서 전 대표는 외국에 체류하며 검찰 측과 연락이 닿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현재까지 조사된 내용을 바탕으로 서 전 대표를 굳이 불러 조사하지 않아도 땅 거래 의혹의 결론을 내리는 데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우 수석의 아들이 의경으로 복무하며 보직 특혜를 받은 의혹과 관련해선 이상철 서울지방경찰청 차장을 다음 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함께 수사 중인 이석수 전 감찰관의 '감찰 내용 누설' 의혹과 관련해선 해당 의혹을 처음 보도한 MBC가 최근 관련 자료를 제출해 검찰이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우 수석이 자신이 홍만표 변호사와 함께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사건을 몰래 변호하고 수임료를 나눠 가졌다는 의혹을 보도한 경향신문 기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 정씨의 '브로커' 역할을 한 이민희씨를 최근 참고인으로 소환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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