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협력업체들이 시험성적서를 위조해 납품한 부품으로 항공기를 제작해 정부에 인계했다 입찰제한 조치를 받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1심 소송에서 이겼다.

2일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KAI가 방위사업청장을 상대로 낸 입찰참가 자격제한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KAI가 협력업체들의 시험성적서 위·변조에 관여한 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KAI는 협력업체들로부터 제출받아 국방기술품질원에 낸 시험성적서 중 3건이 위·변조된 문서라는 사실도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시험성적서에 관한 계약 물품들의 수량과 계약 금액은 전체 금액이나 규모에 비해 비중이 극히 미미하고, KAI가 납품한 물품들의 품질과 성능에 이상이 있다고 볼 자료도 찾아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KAI는 협력업체들이 계약 물품에 관한 시험성적서를 위·변조해온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8월 입찰참가자격 제한 3개월 처분을 받았다.

위·변조된 시험성적서가 제출된 계약은 지난 2006년 10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모두 3건으로, 개발비 1조 3천억 원이 투입된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 사업도 여기에 포함됐다.

KAI의 1∼3차 협력업체들은 이 계약들과 관련해 모두 7건의 시험성적서를 허위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허위 시험성적서 가운데 3건은 KAI를 통해 국방기술품질원에도 제출됐다. 방위사업청은 KAI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국가계약법)에서 정한 입찰참가자격 제한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KAI는 방위사업청의 입찰자격 제한 처분의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고, 법원은 KAI의 손을 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