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김영란법' 수사 대상 1호가 된 신연희 강남구청장에 대해 경찰이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관내 경로당 회장들을 초청해 행사를 열었다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신연희 구청장의 행위가 김영란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4일 밝혔다. 

앞서 대한노인회 강남구지회장은 김영란법 시행 첫날인 지난달 28일 신연희 구청장이 관내 경로당 회장과 회원 등 150여명을 초청, 버스를 대절해 관광을 시켜주고 식사를 대접한 것이 김영란법 위반이라며 고발장을 냈다.

경찰은 사건을 검토한 결과 당시 행사에 참석한 경로당 회장과 회원들이 김영란법의 대상인 '공직자 등'에 해당하지 않아 ‘혐의없음’ 처리할 예정이다.

정부 보조를 받는 공직유관단체인 대한노인회 임직원들은 공직자 등에 포함되지만 해당 행사에 참석한 경로당 회장과 회원들은 단순한 대한노인회 소속 회원으로 '공직자 등'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경로당 회장은 선출직이고 경로당 관리·운영 권한과 의무가 있지만, 법령에 근거한 공무수행이 아니고, 보수를 받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공직자 등'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이들을 공직자로 보더라도 해당 행사가 김영란법 예외조항인 직무 관련 행사에 속하기 때문에 역시 김영란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경찰은 해석했다. 김영란법은 '직무 관련 행사에서 주최자가 통상적인 범위 내에서 일률적으로 제공하는 금품'에 대해 예외적으로 금품 수수를 허용하고 있다.

경찰은 함께 고발된 공직선거법위반 혐의와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는 고발인을 조사하는 등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강남구는 해당 행사가 김영란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며 신고자를 무고로 엄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경찰의 두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한 신고자는 이날 오후 3시 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경찰은 수사를 마무리한 뒤에 신고자를 무고죄로 처벌할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