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성매매 사건과 연루된 여고생을 조사하며 오히려 '조건만남'한 경찰관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이승원)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37)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4년 9월께 경기도 수원시 한 경찰서 형사과에 근무하던 중 성매매 사건에 연루된 B(18)양을 처음 알게 됐다.

당시 B양은 조건만남을 통해 용돈을 벌었고 이 사실을 알게 된 B양의 아버지가 성 매수남을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당시 사건담당 경찰관이었던 A씨는 그해 11월부터 B양을 밖으로 따로 불러냈다.  이 자리에서 A씨는 B양에게 "아직도 조건만남을 하느냐"면서 걱정해주는 것처럼 굴다가 "내가 돈 주면 (성관계)해줄 수 있느냐"며 신분응 망각한 행동을 했다.

결국 A씨는 2014년 11월부터 다음 해 10월경까지 모텔 등에서 5차례에 걸쳐 B양과 성관계를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성관계 대가로 A씨는 B양에게 음식을 사주거나 돈을 쥐어 준 것으로 조사됐다. 휴대전화 카메라를 이용해 B양의 신체 특정 부위를 촬영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자신이 성매매하고 다니는 사실이 또다시 가족에게 알려질 것이 두려워 피고인의 성관계 요구에 응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피고인은 사건담당 경찰관인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청소년인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 이는 일반적인 사안과 비교해 죄질이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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