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 정치철학 드러내는 세계관…지금은 시련에 도전하는 '대 기업시대'
만화 원피스(One Piece)와 자유주의 세계관

만화 원피스는 자유주의 세계관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화다. 특히 정치철학적으로 그렇다. 이 만화가 가지고 있는 세계관을 ‘정치와 경제’라는 관점에서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싶다. 지금도 원피스의 이야기와 노래들은 정말로 내 가슴을 뛰게 한다. 독자들께도 이 이야기의 감동을 전하고 싶다. 

육지와 바다

원피스에는 경제라는 바다를 4등분해서 나누고 있는 대륙이 있다. 이 대륙을 Red Line(관료주의, Red Tape, 정치권력, 세금)이라고 부른다. 이 대륙은 연결된 바다를 세로로 2등분 한다. 그리고 Calm Belt(규제)라고 불리는 바다를 가로로 가르는 바다가 있다. 이 바다는 ‘위대한 항로(창업)’라고 불리는 바다를 양쪽으로 막고 있다. 그래서 원피스에는 원래는 하나여야 할 바다가 4개의 바다(동서남북)로 나뉘고, 또 위대한 항로의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뉜다.

이 위대한 항로의 전반기는 해적들에게(기업가) 낙원으로 불린다.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게 보이기 때문이다. 레드라인하나를 넘어서면 후반부는 ‘신세계’로 불리는데 여기는 살아남은 해적들이 별로 없다. 신세계의 끝을 레드라인과 거기에 살고 있는 천룡인(절대지배계급)이 막고 있어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강자들 간의 경쟁 때문에 해적들에게(기업가) 지옥으로 묘사된다. 어떤 해적이나 해적왕을 꿈꾸지만, 사황에게 도전하지는 않는다. 누구나 대기업을 꿈꾸지만 그 어느 기업도 대기업이 되려고 하지는 않는다.

   
▲ 원피스에는 경제라는 바다를 4등분해서 나누고 있는 대륙이 있다. 이 대륙을 Red Line(관료주의, Red Tape, 정치권력, 세금)이라고 부른다. 이 대륙은 연결된 바다를 세로로 2등분 한다. 그리고 Calm Belt(규제)라고 불리는 바다를 가로로 가르는 바다가 있다./사진=자유경제원 젊은함성 게시판


등장인물 소개

신세계의 끝에 살고 있으며, 이 바다를 6등분으로 쪼개고 있는 성지마리조아에 사는 천룡인이 있다. 경제처럼 통해야할 바다를 통하지 못하게 독점적인 힘으로 잡고 있는 정치권력을 뜻한다. 그리고 천룡인을 위한 조직, 세계정부와 해군이 있다. 해군은 신세계의 3대 세력 중 하나로 신세계의 질서를 관장한다. 정의라는 망토를 쓰고 있으나 실제 약탈하는 해적과 별 차이가 없다. 또 세계정부의 허가를 얻어 합법적으로 해적질을 하는 칠무해(七武海)가 있다.

정경유착(政經癒着)형 기업가 혹은 공기업을 뜻한다. 정부와 기업가의 두 가지 정체성을 다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해적(기업가)임에도 세계정부의 이익에 따라 움직인다. 마지막으로 사황(四皇)이라고 불리는 해적들이 있다. 사황 하나하나가 해군전력과 비등하지만 해군과 싸움이 벌어지진 않는다. 서로 이 균형관계가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사황 간의 세력견제 및 신세계 3대 세력 간 균형으로 신세계는 안정된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신세계 끝을 향해 가고 있는 주인공인 루피(기업가 정신을 가진 개인)와 그 동료들이 있다.
 
원피스 스토리 및 상징

원피스 이야기의 전개상 아직 밝혀지진 않았지만 세계정부가 구성되기 이전에는 개개의 자유를 보장하려는 마치 신과 같은 독점적인 권력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때 각 세계의 지배하고자하는 왕들이 지배하지 않으려는 그의 정치에 불만을 가지고 혁명을 통해 세계정부를 세운다.

그리고 이들은 세계정부 이전의 역사를 지우고 보다 민주화된 권력구조인 20개국의 왕국 연합으로 권력분점을 통한 독재체제를 만든다. 그리고 이때 만든 독재체제가 시간이 흘러 그들의 자손인 천룡인에게 이어지고 그들은 신과 같은 지위와 권력을 누리게 된다. 그리고 이때 만들어진 세계정부는 당연히 기존 계급적 질서를 공공히 하기 위한 존재(관료)다. 

칠무해는 기 질서에 기생하며 살아가는 기업가(정경유착형 기업가)를 뜻한다. Calm Belt(규제)안에서 해적질을 하기 때문이다. 사황도 마찬가지다. 다만 사황은 더 재미있는 상징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흔히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라고 부르는 것을 통해 살아가고 있는 해적인데, 이 해적들이 신세계 안에서 개별적으로 가장 강하다. 그리고 강한 만큼 서로 통합되지도 않는다.

이들은 전체적으로는 언더도그마를 상징하며 개별적으로는 ‘흰수염-노인, 샹크스-장애인, 카이도우-아동(백수), 빅맘-여성’을 뜻한다. 그리고 사황 중 흰수염이 죽자 새롭게 등장한 사황이 ‘검은수염-외국인(흑인)’이다. 사황의 개별적인 권력이 세계정부 전체 크기만큼 크다. 그만큼 PC라는 여론이 이 사회에서 가지는 권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온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쟁들은 대부분 이 다섯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흰 수염이 사황 가운데 먼저 죽는 것은 PC 중에서 가장 소외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도 노인문제가 가장 먼저 잊혀진다.
 
레드라인과 캄벨트로 갈라져 있는 이 6개의 바다를 슈퍼루키(새로운 기업가들)들이 끊임없이 도전한다. 신세계에서 살아남는 것이 이 모든 해적들(기업가)의 목표다. 신세계를 평정해서 해적왕이 되는 것이다. 주인공 루피는 조금 다르다. 가장 자유로운 존재가 되기 위해 항해를 한다.

 그리고 해적왕이 되는 것이 가장 자유로운 존재가 되는 길이기에 해적왕이 되고자 한다. 따라서 다른 모든 해적들은 [지배하기 위한] 해적왕(정치적 권력)이 되고자 하는 것이고, 루피는 [지배하지 않기 위한] 해적왕(정치적으로 자유로운 권력)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원피스 스토리 흐름상 지배하기 위한 해적왕은 ‘검은수염’을 상징하고, 지배하지 않기 위한 해적왕은 주인공 ‘루피’를 상징한다.

그리고 이 둘 모두 원래 해적왕이었던 ‘골 D. 로저’의 의지를 이어 받아 해적왕이 되고자 한다. 이때 원피스 세계에서 중요한 ‘D의 의지’라는 상징이 있는데 이 때 D는 Democracy(민주제도, 민주주의)를 의미한다. 해적왕을 놓고 벌이는 이 둘 모두 본명이 각각 ’마샬 D. 티치-검은수염‘과 ’몽키 D. 루피‘로 모두 ’D의 의지‘를 가진 것처럼 보인다.

해적왕의 친구였으며 해적왕에 가장 가까운 사내로 불렸던 흰수염이 ’검은 수염‘을 보고는 그에게 해적왕의 의지가 이어지고 있지 않다고 얘기한다. 이때 'D의 의지’란 지배하기 위한 Democracy(인민민주주의)가 될 수도(검은수염)있고, 지배하지 않기 위한 Democracy(자유민주주의)도 될 수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 해적왕 ‘골 D. 로저’는 만물과 소통하는 자였다고 한다. ‘몽키 D. 루피’도 그런 모습을 보인다. 검은수염은 만물과 소통할 수 없다. 지배하려는 자이기 때문이다.

   
▲ 자유주의 정치철학을 드러내는 만화 원피스. 대 해적시대, 대 기업시대, 대 자유 시대는 지금 열렸다. 죽은 기업가들 중 자기재산을 갖고 하늘로 올라간 사람은 여지껏 단 한 사람도 없다. 대비보는 여전히 이 세계에 숨겨져 있다./사진=게임 '대륙의 원피스-항해왕 계항' 플레이영상 캡처


작중 해적왕과 관련된 이런 대사가 나온다.

「로저가 말하길 절대로 멈출 수 없는 세 가지 
사람의 꿈, 시대의 일렁임, 계승되는 의지
인간이 자유의 답을 찾는 한, 그것들은 절대로 멈추지 않는다.」
-해적왕 골 D. 로저-

주인공 루피는 해적왕의 의지를 이어받은 자다. 해적왕에 대한 대사를 보면 알 수 있다. 

“지배 같은 것 따위는 나랑 상관없어. 오직 이 바다에서 가장 자유로운 사람만이 해적왕이다”

원피스 세계에서 이 모든 바다를 가로막고 있는 급소는 바로 천룡인들이 사는 ‘마리조아’다. 캄밸트 사이의 그랜드라인과 레드라인의 교점이기 때문이다. 해적왕은 이곳을 부수고 모든 바다를 연결해낼 것이다. 그래서 Red Line과 Calm Belt가 통해야할 바다(경제)를 가로막지 못하도록 마리조아와 천룡인들을 부수고 이 세계를 하나로 묶어낼 것이다. 그래서 결국에는 이 바다(경제)를 원피스(One Piece, 한 조각)로 기어이 만들고 말 것이다.

만화 원피스를 보면 사방으로 찢어진 경제, 레드라인과 같은 큰 정부조직, 그리고 기업 활동을 제약하는 캄벨트 같은 규제, 그리고 정부만큼이나 거대한 PC에 맞서려는 자유인의 의지가 보인다. 작가는 이 제약된 모든 세계를 결국 자유롭게 만드는 것은 루피와 같은 탁월한 기업가를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빌게이츠가 우리를 컴퓨터로 우리를 이어주고, 잡스가 앱 생태계로 우리를 이어주고, 이건희가 우리를 스마트폰 세계로, 정주영이 자동차로 이 세계를 이어온 것처럼 이 모든 세계를 정치권력이 제각기 찢어도 탁월한 기업가가 세상을 One Piece로 이어준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금 현실세계도 Red Line이 아주 두껍다. 신세계는 대 해적들로 가득 차 경쟁할 상상도 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분열된 세계를 결국에는 탁월한 기업가가 또 다시 독점권력을 부수고 연결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바다(경제)가 가로막혀 있기에 사람은 꿈꾸고, 그것을 부수기 위해 시대는 일렁이며, 누군가는 그 의지를 계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적왕은 사형장에서 죽을 때 누군가 ‘모아둔 보물은 어디에 숨겼나?’라고 묻자,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 보물 말인가? 원한다면 주도록 하지... 찾아봐라! 이 세상 전부를 거기에 두고 왔으니까!”

로저는 이때 자신의 의지를 다음 시대의 해적(기업가)에게 전달한다. 지금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위대한 기업가들은 하나하나 떠나고 있다. 우리는 모두 그들이 모아둔 보물에만 관심이 있다. 지금도 우리는 묻는다. ‘재산은 어디에 숨겼나?’

다시금 기업가들도 말한다. 로저와 똑같이, 원한다면 주겠다고 찾으라고 말이다. 이 세계의 대비보 One Piece는 아직도 존재한다. 이 세상 전부가 One Piece에 있다. 찾고 싶은가? 

구하라, 도전하라, 찾으라. 이 시대의 일렁임에 올라타 모험을 떠나라.

대 해적시대, 대 기업시대, 대 자유 시대는 지금 열렸다. 죽은 기업가들 중 자기재산을 갖고 하늘로 올라간 사람은 여지껏 단 한 사람도 없다. 대비보는 여전히 이 세계에 숨겨져 있다. /손경모 자유인문학회 회장

「세상은 꿈꾸는 자의 것이다. 거센 바람, 높은 파도가... 우리 앞길 막아서도 결코 두렵지 않아! 끝없이 펼쳐진 수많은 시련들 밝은 내일 위한거야」
 - 만화 원피스 '우리의 꿈_코요태' 가사 중 -

(이 글은 자유경제원 젊은함성 게시판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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