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잡힌 최씨, 2009년 칠성파-범서방파 대치 관련혐의 전면부인중
[미디어펜=이상일 기자]폭력조직 '범서방파'의 마지막 남은 부두목이 격투 끝에 경찰에 붙잡히면서 해당 조직의 간부급이 사실상 모두 소탕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수배중이던 범서방파 부두목 최모씨(50)를 붙잡아 11일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최씨는 2009년 11월 서울 강남 청담동 한복판에서 범서방파 150명과 칠성파 80명이 회칼과 각목 등을 들고 극한 대치를 벌인 사건과 관련, 조직원을 모아 사건을 모의하고 도구를 준비하는 등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두달여간의 수사와 잠복으로 최씨를 추적해 지난 8일 오후 7시30분쯤 경기도 김포시의 한 카페에서 몸싸움 끝에 최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최씨 검거 작전을 세우고 범서방파 조직원과 가족들의 통화내역을 끈질기게 분석, 최씨의 대포전화를 특정해낸 뒤 그가 가장 많이 통화한 한 여성이 운영하는 카페 주변에서 잠복했다.

잠복 사흘 째에 이르러 최씨가 조직원과 함께 카페에 모습을 드러냈다가 이내 눈치를 채고 도주했다. 최씨는 금세 따라온 형사에게 수배자는 자신이 아니라며 거칠게 반항했지만 결국 체포됐다.

범서방파를 수사하며 간부와 조직원들을 한명씩 특정해오던 경찰이 지난해 5월 최씨를 본격 수사망에 올린지 1년5개월 만이다. 서초서는 범서방파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최씨를 넘겼다. 

최씨는 현재 경찰 조사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2009년 범서방파-칠성파 대치 사건은 칠성파 부두목 정모씨(44)와 범서방파 고문 나씨모(50)가 사업 문제로 청담동 룸살롱에서 만났다가 시비가 붙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현장 출동으로 물리적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으나 대치사건이 벌어진 이후 경찰은 범서방파를, 검찰은 칠성파를 각각 수사해 왔다.

장기간 경찰 수사를 받아온 범서방파는 2013년 두목 김태촌이 사망한 뒤 두목·부두목을 비롯한 간부와 조직원들이 줄줄이 검거돼 사실상 와해됐다. 김태촌의 후계자로 통하던 나모씨가 작년 10월 구속됐고, 지난달 또다른 부두목 정모씨(51)가 수배중 마카오에서 숨진 사실이 알려졌다.

최씨는 검거되지 않고 남은 마지막 부두목으로, 이에 붙잡히면서 남은 범서방파 간부는 없다고 경찰은 전했다. 서방파가 재건된 조직인 범서방파는 한때 조양은의 '양은이파', 이동재의 'OB파'와 함께 전국 3대 폭력조직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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