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영양실조에 걸린 생후 2개월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20대 아버지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12일 오후 1시 20분경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A(25)씨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인천지법으로 이동하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해 얼굴을 가린 그는 "아이가 분유를 계속 안 먹을 때 걱정되지 않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고 짧게 답변했다.

"돈이 없어 딸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느냐"는 물음에는 "많이 어려워서 그랬다"며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같은 혐의를 받는 A씨의 아내 B(21)씨는 홀로 남은 첫째 아들(2)을 양육해야 하는 점이 고려돼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는 중이다.

A씨 부부는 9일 오전 11시 39분께 인천시 남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올해 8월 태어난 딸 C양이 영양실조와 감기를 앓고 있음에도 병원에 데리고 가지 않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딸 사망 인전 9일 오전 7시 40분께 분유를 먹이려고 젖병을 입에 물렸으나 숨을 헐떡이며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도 3시간 넘게 딸을 방치했다.

C양은 3.06㎏의 정상 체중으로 태어났으나 엄마의 실수로 한 차례 바닥으로 떨어진 이후 분유를 잘 먹지 못해 심한 영양실조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 당시 C양의 몸무게는 1.98㎏에 불과해 뼈만 앙상한 모습으로 충격을 줬다.

경찰조사 결과 엄마 B씨는 지난달 중순 서서 분유를 타다가 한 손에 안은 딸을 바닥에 떨어뜨리고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했다. 

부검 결과 C양의 두개골 골절과 두피 출혈이 확인됐다. A씨의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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