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인근 주민을 폭행하고 도주하는 중에 경찰에 사제총을 쏴 살해한 성병대(46)의 범행 동기가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성씨는 폭행 피해자인 부동산업자에게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고 이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무고한 경찰에 총을 쏜 것으로 보인다. 

21일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성씨는 횡설수설하는 와중에도 자신이 범죄를 저지른 이유를 술술 얘기했다.

애초 성씨는 자신이 이사할 집을 소개한 부동산업자이자 폭행 피해자인 이모(68)씨에게 불만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성씨가 범행 며칠 전까지 거주하던 곳은 이씨의 부동산이 들어선 건물의 쪽방이다.

성씨는 "생활고 때문에 이사하게 돼 부동산 사장이 누나에게 집을 소개해줬는데 그 집으로 가면 가스폭발 사고로 내가 암살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사하기 전 살던 집의 넉 달 치 월세를 내지 못해 구청으로부터 긴급생계비를 지원받는 등 경제적으로 매우 곤궁한 상태였다.

평소 성씨가 보인 정신이상 양상은 범행을 더욱 부추겼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사한 집에 들어가면 가스폭발 사고로 암살될 수 있다는 등의 생각은 평소에도 남이 자기에게 해를 입힌다고 과도하게 걱정하는 피해망상의 대표적 증세다.

한편 성씨는 인터넷으로 사제 총기 제작법을 배웠고 을지로와 청계천 상가에서 도구를 사다가 총을 만든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을 왜 쐈냐'는 물음에는 "경찰이 체포하기 때문에 잡은(쏜) 것"이라며 우발적이었다는 뉘앙스를 담아 말했다.

하지만 이미 성씨는 경찰을 향한 적개심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범행 전 성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찰 한 놈이라도 더 죽여야'라고 쓰는 등 언제든 경찰을 살해할 마음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