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특수수사 부서 검사가 추가로 투입된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 사건 수사팀'이 꾸려졌다.

2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형사8부 검사 4명으로 운영되던 '미르·K스포츠 수사팀'에 3차장 산하 특수수사 부서 검사 3명을 추가로 투입해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 사건 수사팀'을 꾸렸다.

추가로 합류한 검사는 공정거래조세조사부 김민형 부부장(사법연수원 31기)과 특수1부, 첨단범죄수사2부 소속 검사 1명씩이다.

주임검사인 한 부장검사를 보좌해 팀을 이끌 김 부부장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의 추적팀장 출신으로 당시 직접 연희동 전 전 대통령 자택의 압류에 나선 이력이 있다.

수사팀 확대는 언론 보도와 정치권 등을 통해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와 정유라(20·개명 전 정유연)씨 모녀를 둘러싼 의혹이 불어나 자금 추적 등 부패 사건 수사 경험이 풍부한 특수부 검사의 증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검찰 수사는 주요 참고인을 불러 조사하면서 재단 설립과 운영 과정을 짚어보는 단계를 밟고 있다. 

사건 초기엔 두 재단의 설립·모금 경위에 관심이 쏠렸지만 비덱스포츠, 더블루케이 등 최씨 모녀가 소유한 독일 법인들의 존재가 드러나면서 최씨가 측근 인사들을 앞세워 두 재단을 사실상 사유화하려 했다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검찰은 정동구 K스포츠재단 전 이사장, 김형수 미르재단 전 이사장, 김필승 K스포츠재단 이사 등 주요 참고인들을 소환해 최씨와 또다른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차은택(47) 광고 감독의 개입 여부를 확인 중이다.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 최씨의 측근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K스포츠재단 인재양성본부 박모 과장도 참고인으로 소환 조사했다.

박 과장은 노숭일 부장과 함께 올해 1월 K스포츠재단에 들어가 최씨의 최측근으로 각종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들이 최씨가 800억원에 가까운 기금을 운용하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사유화하려했다는 의혹을 밝힐 핵심 인물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박 과장은 올해 1월 K스포츠재단이 설립되기 전부터 전국경제인연합 측과 긴밀히 접촉하면서 설립 실무 작업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과장과 노 부장은 K스포츠재단에 취업하고 나서도 최씨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더블루케이 한국법인 사무실에 수시로 오가며 K재단의 운영 상황을 '회장'으로 불린 최씨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과장을 상대로 K스포츠재단의 설립과 운영 과정에서 최씨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캐물었다.

휴대전화 통화내역 조회 결과 최씨와 박씨 사이에는 상당히 많은 양의 전화 통화가 이뤄진 정황이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은 최씨, 차씨와 재단 관계자들 간의 휴대전화 통화내역 조회 외에 본격적인 강제수사에는 아직 나서지 않은 상태다. 현재는 강제수사를 위한 범죄 혐의점을 구체적으로 소명해나가는 단계라는 설명이다.

검찰은 조만간 미르·K스포츠 재단에 거액을 출연한 대기업 관계자들을 불러 설립과 모금 과정에서 청와대 혹은 최씨, 차씨의 개입이 있었는지도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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