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가습기 살균제로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옥시의 한국 법인 대표가 법정에 출석해 피해자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 심리로 25일 열린 옥시레킷벤키저(옥시·현 RB코리아) 관계자들에 대한 재판에 출석한 아타울 라시드 사프달 옥시 대표는 "피해자들이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으로 피해자들을 돕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사프달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 제품의 허위 광고 행위와 관련해 기소된 옥시 법인을 대표해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섰다. 

사프달 대표는 법정에서 옥시가 독성 화학물질인 PHMG가 함유된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 제품에 '인체 무해', '아이에게도 안심' 등의 문구를 넣어 허위광고를 한 혐의와 해당 제품이 폐 손상을 유발했다는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계획을 묻는 검찰 질문에 사프달 대표는 "피해자 중에서도 아이를 잃은 고통과 슬픔이 가장 크다고 본다며, 영유아·어린이에게 10억 원을 배상하고 평생 의료지원을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답했다.

검찰이 피해자들에 대한 개별배상과 별개로 100억 원의 출연금에 대한 사용 방안을 묻자 사프달 대표는 "국회,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옥시는 1·2등급 피해자에 대해 개별 배상금을 지급하고 위자료를 최고 3억 5천만 원까지 지급하는 배상안을 발표했다. 영유아·어린이에 대해서는 일괄적으로 10억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피고인 신문이 끝나기 전 "법정에 나와 있는 피해자들에게 한 말씀 해달라"는 재판장 말에 사프달은 "몇몇 분 얼굴은 제가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어떤 피해자 한 분이 '나이 드신 분들이 죽으면 땅에 묻지만 아이가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했다. 제가 죽는 마지막 순간까지 이 슬픔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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