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수학여행 등 학교 현장 체험학습 때 버스운전사의 음주측정을 교사가 하도록 한 교육부 지침에 교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하윤수)는 27일 "현장 체험학습의 종류와 관계없이 경찰이 직접 학생 단체이동 차량 기사의 음주측정을 하도록 경찰청과 협의해 달라는 내용의 건의서를 교육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교육부는 학생 안전관리 강화 방안의 하나로 현장 체험학습 버스운전사에 대해 경찰관이 음주측정을 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보완했다.

그러나 이달 5일 교육부가 각 시도 교육청에 보낸 공문에는 '숙박형 체험학습은 기존대로 경찰관서에 음주측정 협조를 요청하되 당일형 체험학습은 학교 자체적으로 음주감지기를 구매해 음주여부를 확인할 것을 권장한다'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경기도교육청은 각 학교에 음주감지기 구입 현황을 보고하라고 했으며, 일부 학교는 이미 음주감지기를 구입한 상황이라고 교총은 전했다.

교총은 그러나 "음주측정은 사법권을 가진 경찰의 권한으로, 법적 근거도 없이 교원이 음주측정을 하도록 한 것은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음주측정을 회피하려는 운전자와 갈등 발생 우려도 있는 데다, 음주운전자의 돌발행동 대처에서 여성 교원은 신체적으로 불리해 이는 결국 학생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경찰이 업무 과다를 호소하며 건의를 해와 업무 경감 차원에서 서로 분담을 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도교육청별로 자체 예산으로 측정기를 사거나 지역별로 협의를 해 나가는 과정"이라면서 "내년 매뉴얼에 시도담당자 협의를 거쳐 정리된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