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7일 한달이 채 안 남은 새해 예산안 처리와 관련 야권에서 제시한 예산 사업에 대해 "사업마다 (추가 투입액이) 조 단위가 넘는다", "한번 가면 (지출을) 되돌릴 수 없는 쪽으로 간다"고 지적하며 예산안 합의 처리 난항을 예상했다.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이날 정오쯤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정진석 원내대표와 함께 출입기자단과 브라운백 미팅을 진행하면서 "지진이나 북한의 핵 도발에 따른 방위력 증강, 쌀 풍년으로 떨어진 쌀값의 직불제 보존, 서해 중국어선의 불법어로 대응력을 높여야 하는 등 (추가 예산반영) 문제가 굉장히 많다"고 언급한 뒤 이같이 밝혔다.
김 정책위의장은 우선 "사업마다 조 단위가 넘는다. 예를 들면 누리과정 예산만 해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교부율을) 2%p 높여야 한다는데, 2%p를 높이면 약 4조원(내국세 약 187조원의 2%)"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초연금 지급액을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올려야 한다는데, 숫자 그대로 말하면 지금 (65세 이상 노인들이) 받고 있는 게 10조다. 20만원에서 10만원을 더 올리면 5조가 더 필요하다"며 "고교 무상교육도 1조7000억원이다. 공공일자리 5만개 예산에 1조1000억원이 투입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적어도 금년엔 정부 예산안에서 삭감할 건 하고 결과적으로 일부 항목은 증액하더라도 (전체) 규모면에선 순감을 해야하는데, 이게 도저히 안 된다는 걱정이 많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돈을 조달하는 방법에서도 생각이 다르다. 야당은 법인세와 소득세를 올려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저희는 금년 세수가 호조를 보이고 있어 8월달까지만 해도 20조8000억원이 작년보다 더 들어왔다. 이 숫자는 금년도 추경예산안(11조원대)보다도 6조~7조가 더 들어오고 내년에도 똑같은 금액이 더 들어올 것이기 때문에 세입 규모를 조절해 증액분을 맞춰주면 별 문제가 없다는 생각"이라고 별도의 증세 조치는 필요치 않다는 입장을 설명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또 "과연 증액을 시키는게 무상교육이나 기초연금 인상 쪽으로, 계속해서 (지출이 되고) 한번 가면 되돌릴 수 없는 쪽으로 가야하느냐에 대해 근본적 고민이 있다"고 지적했다.
공공부문 일자리의 경우 정부 예산으로 고용을 유지해야 하는 부담이 있으며, 기초연금은 급속한 고령화로 수령자 수와 부앙계층의 세부담이 급증하는 가운데 섣불리 지급액을 인상해선 안 된다는 견해로 읽힌다.
그는 "이 모든 게 쏟아졌을 때 (예산안 처리 본회의에서) 정부가 과연 '이의없습니다'하고 받을 수 있겠느냐는 걱정이 앞선다"며 "굳이 12월2일 이전 합의하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러고 나면 꼭 지켜야 하는데 그런(불가역적 지출 증가) 사태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거듭 밝혔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