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9일 미국 제45대 대통령 선거에서 '아웃사이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된 가운데, 여야는 '당선 축하'와 '한미관계 발전'에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일부 입장차를 보였다.
새누리당은 한미 양국이 오랜 '혈맹'임을 강조하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 안보문제를 들어 연합방위태세 유지를 적극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은 양국 관계 유지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한반도 평화가 최우선"이라거나 "우리는 중심을 지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보수 정권의 대북 정책이 미국의 의중에 끌려다닌 결과라는 주장을 해온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성원 새누리당 대변인은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 소식이 타전된 직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하고 환영한다"며 "오랜 혈맹인 한미 양국은 앞으로도 굳건한 신뢰를 토대로 더욱 성숙되고 미래지향적 관계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에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한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는 등 경제·안보 문제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빈틈없는 대응을 해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견고한 한미공조를 통한 철통같은 한미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펼칠 새 정책들에 대한 철저하고 완벽한 준비로 국익증진은 물론 한미관계를 도약시켜나갈 수 있도록 국가 역량을 모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국내 상황이 어렵다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국정은 한순간도 멈출 수 없다"며 "야당의 미래지향적이고 초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박경미 더민주 대변인은 오후 브리핑에서 "트럼프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축하한다"며 "향후 한미관계가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운을 뗐다.
박 대변인은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를 의식한 듯 "미국이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국가인 만큼 짧은 시간에 정책이 급변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우리 국익과 한반도 평화를 최우선에 놓고 경제·안보·외교 특히 동북아 정세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에 한미관계 공고화와 함께 철저한 상황 점검 및 대책 마련을 촉구한 뒤, "더민주는 이해찬 전 총리를 중심으로 외교통일안보자문회의와 경제안보상황실을 통해 안보·경제 환경 변화 대비책 마련에 진력할 것"이라고 했다.
제3당인 국민의당은 이변으로 평가되는 트럼프 후보 당선에 대해 '예견된 변화'라면서 "기존 정치권에 반성을 촉구하는 강력한 메시지"라며 "민생과 괴리돼 기득권이 돼버린 낡은 정치를 심판한 것"이라고 손금주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평가했다.
또한 "한미동맹은 양국의 지도자가 바뀌고 정권이 바뀌더라도 굳건히 유지돼야 한다"며 "우리가 중심을 지켜 미 정부·의회와 초당적 외교를 강화해나가야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당은 미국과의 FTA 재협정, 주한미군 주둔 등 앞으로의 쟁점은 물론, 북핵문제 등 동북아 정세 변화에 대응할 중장기 전략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3시 긴급 당정 협의회를 열어 미 대선 결과와 관련 단기대책 보고를 받았고, 분야별 정부 내 태스크포스(TF)를 꾸리기로 했다. 또 10일 오전 정부의 국무회의 직후 최고위원회의에서 금융·외교·안보·통일·국방 전문가를 불러 중장기 전략대책에 대한 보고를 받기로 하는 등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으로 마비됐던 당무에 모처럼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날 더민주는 추미애 대표 주재로 윤호중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외교·안보 현안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국민의당은 오후 3시50분부터 '미국 대선 결과와 우리의 대응방안' 의원 간담회를 열어 당 정책위 분야별 수석전문위원 등의 견해를 듣고 토의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가 잘 대비한다면 대미 외교 의존도, 미국의 간섭에서도 약간은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경제·안보를 위해 중국과의 외교도 오히려 강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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