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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우석 주필 |
"100만 촛불 타오를까?…역대 최대 민중총궐기 긴장감 고조." 11일 어제 오후 다음카카오 초기화면에 배치된 한 통신사(뉴시스)의 기사인데, 무시무시한 선동의 끝자락이다. 정식 언론도 아니고 인터넷뉴스제공사업자 처지에 불과한 포털의 반 박근혜 정부 장난질이 이 정도다.
한국사회를 황폐화시키는 유사(類似)언론 포털을 정상화하지 못하는 이 정부의 무대책에 한숨이 나올 판인데, 이런 악마적 성격의 포털보다 고약한 건 따로 있다. 부패기득권 세력(조선일보)을 포함한 조중동과 한경오, 그리고 막장 종편 4개사 등 거의 전 언론의 난동이 정말 문제다.
이들 거의 전 매체가 합세해 이른바 민중총궐기대회를 부채질하거나 충동질하는 형국이 지금이다. 이런 판이니 오늘 D데이의 상황이 영 불길하기 짝이 없다. 유혈충돌을 포함한 최악의 사태도 배제 못한다. 참여 규모도 17만 명(경찰 추산)이라지만, 민주노총 등 1503개 시민사회단체의 연대체인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100만 명 참여를 호언하고 있다.
"한국 민주주의의 전진"이란 헛소리
8년 전 광우병 당시를 웃도는 규모이고, 87년 민주화 항쟁 이후 최대라고 하니 박근혜 정부를 압박하는 최대 분수령이 될 것만은 분명하다. 이걸 보도하는 매체 중 최악은 회장 홍석현이 지휘하는 좌익 상업주의 신문 중앙일보 보도다.
그 신문은 오늘자 사설에서 1960년(4.19), 80년(광주사태), 87년(6월 민주화항쟁) 세 차례의 이른바 광장 민주주의를 찬양했다. 이번 광화문 민중총궐기가 그 연장선이라는 뜻이다. 과연 그럴까? 중앙일보의 예측대로 오늘의 시위가 "한국 민주주의의 전진의 또 다른 분수령"이 될까? 그 정반대일 수도 있다. 박근혜 퇴진시위는 비이성적 광기의 끝판왕이요, 자칫 최악의 비상사태를 낳을까 우려된다.
털어놓고 말하자. 당장 두려운 건 2만5천명 경찰 병력이 열 배 가까운 시위대를 어떻게 방어해낼까 하는 점이다. 광우병 때도 어쨌거나 버텨내지 않았느냐며 낙관하는 이도 없지 않지만, 당시에 비해 사기가 더 떨어진 게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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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광화문 민중총궐기를 앞두고 긴장감이 돌고 있다. 참여 규모도 17만 명(경찰 추산)이라지만, 민주노총 등 1503개 시민사회단체의 연대체인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100만 명 참여를 호언하고 있다.유혈충돌 등 불상사가 우려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백남기 부검 영장 하나 집행 못하던 공권력의 수준을 이번에 제대로 만회하길 바랄 뿐인데, 상황은 심상치 않다. 당장 통진당 출신 30대 남성 김기수란 자가 청년결사대를 조직해 청와대로 진격하겠다고 호언했다. 청와대 담장을 뛰어넘을 태세인 그런 과격조직을 어떻게 막아낼 지도 걱정이고, 1980년 광주사태를 결정적으로 격화시켰을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특수군의 또 다른 개입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 시내 두세 곳에서 예기치 못했던 과격시위가 터질 경우 이걸 불쏘시개로 해서 어떤 불상사를 낳을 지 아무도 가늠 못한다. 12일 심야나 이튿날 새벽녘 시체 한두 구가 발견되는 최악의 돌발상황도 예상할 수 있는데, 모두가 이런 시나리오에는 입을 닫고 있다.
문재인·안철수 등 이른바 대권주자들이 참여하고 2개 야당 당원들이 대거 합류하지만, 이들은 총궐기의 주도권을 쥔 퇴진행동 쪽에 얹혀있는 구조다. 때문에 합리적인 통제력이나 리더십을 전혀 발휘할 수도 없는 상황이 지금인데도 모두가 침묵한다. 실제로 민노총 등은 1박2일 시위를 선언한 채 청와대 포위 연좌농성을 계속할 것을 선언했다.
다시 묻자. 왜 이 나라 지식인과 언론들이 약속이나 한 듯 입술을 깨문 채 무사태평인가? 일테면 일주일 전 광화문 시위 때 노동자연대 등 상당수 좌파단체들이 "혁명정권 이뤄내자" 따위의 구호를 외쳤을 때 막상 시민들이 이걸 꿋꿋이 외면했다고 한 신문(조선일보 11월8일 12면)은 전했다.
누구도 이번 시위사태가 가져올 최악의 그림을 언급하지 않는 채 또 한 번의 아름다운 시민혁명 가능성 혹은 멋진 민주주의 타령만을 반복하는 게 이 나라의 비극적 현실이다. 비겁함이 몸에 밴데다가 위선에 찬 외눈박이 신세인 이 나라의 언론들은 뜻밖에도 '무력화된 공권력'을 간절히 원하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지난해 백남기 사태에서 보듯 시위 진압 때 경찰은 물대포도 안되고, 곤봉을 써도 큰일이며 그저 맨손을 써서 폭도들과 맞서야 한다고 저들은 박박 우긴다. 쇠파이프와 화염병으로 무장한 좌익 폭도들의 난동에는 너무도 관대하다. 즉 경찰은 천사처럼 싸워야 한다고 억지를 부리는 게 대한민국 언론이고, 시민들의 인식 수준이다.
경찰 저지선 뚫리면 어찌 될까?
이런 불리한 상황에서 경찰 저지선(시내 遮壁 5곳)이 뚫리고, 청와대가 자체 경호실 팀만 덜렁 남게 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예상 가능하다. 이때 공권력 발동을 위한 정당한 발포는 과연 가능할까? 이 위중한 국면에서 헌법기관 대통령은 과연 어떻게 처신해야 옳을까?
4.19의 반복이 되어선 정말로 큰일이다. 아찔하다. 지난 번 글에서 나는 밝혔다. 이번 최순실 게이트와 민중총궐기가 자칫 국민 뜻을 모아 좌익혁명의 큰 깃발 올리는 국가적 재앙으로 연결될 것이 두렵다고…. 과잉 민주주의의 부작용이 종북좌익혁명, 민중혁명의 카운트다운으로 번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결국은 국민의 뜻을 모아 북한의 오랜 이념 공세 앞에 자멸하는 그림이고, 오래 전부터 걱정해오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뜻밖의 최순실 게이트를 계기로 빠르게 앞당겨지는 모양새다. 분명 지금 상황은 건국 이후 최대의 도전이다.
반복하다. 지금 대한민국은 외부요인에 따라 파괴되는 게 아니라 내파(內破), 즉 자중지란으로 무너지는 국면이다. 세상에는 이석기와 통진당 류의 좌익을 포함한 대한민국 멸망세력이 분명 존재하는데, 그들이 원했던 그림이 막 완성되기 직전이다. 놀랍게도 대한민국 시민들이 박수를 치면서 이 그림을 받아들인다. 그래서 국가 자살이다.
이 최악의 초현실적 상황을 훗날 역사가들은 대체 무어라고 쓸까? 1948년 건국된 그 나라가 결국 국가자살의 형태로 붕괴되고 말았다고 서술할텐데, 그런 상황이 오늘 내일 서울에서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오늘 내 글이 한갓 기우에 지나지 않았음을 내일 오전 확인했으면 진정 좋겠다. /조우석 주필
[조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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