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희 한양대 교수 "한국 사회적 기업의 80%…정부 지원 없으면 생존 어려워"
[미디어펜=김규태 기자]기업이 이윤 창출 등 경제적인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공헌도 자연스럽게 이뤄지기에, 기업들의 사회공헌을 경제논리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유경제원이 6일 리버티홀에서 개최한 CSV 세미나 ‘사회적 기업은 사회주의적 기업이 아니다’에서였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이웅희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실상 모든 기업은 어느 정도 ‘사회적 기여’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웅희 교수는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이라는 말을 특정 계층이나 기업에만 국한해서 쓰는 것은 잘못”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과거 삼성 이병철 회장이 제일제당을 설립하여 기존 수입설탕의 1/3가격으로 국산설탕을 전 국민들에게 공급했던 사례를 들면서 “기업의 ‘사회성’이 일부 계층에만 혜택을 주는 기업보다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는 이 점을 간과하고 기업 경제성이나 효율성보다는 얼마나 사회적인 목적을 추구하는지의 측면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강하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현재 한국 사회적 기업의 약 80%가 정부 지원이 없으면 생존하기 어렵다”며 “지나친 정부의존은 기업의 자생력을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어 “진정한 사회적 기업은 ‘혁신’이 존재해야 한다”며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 마케팅 혁신, 기술 혁신,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야만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 자유경제원 "기업 사회공헌, 경제논리로 접근해야"./자료사진=자유경제원

이어 토론에 나선 연강흠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는 “CSR은 사회가 기업에게 부과하는 세율이 정해지지 않는 준조세의 개념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CSR 역할은 본래 정부가 세금을 거두어 정부가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나 이를 기업이 대신 해결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연 교수는 “경영판단은 모든 법적, 제도적, 사회적, 경제적 환경 하에서 기업의 목표를 기준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사회의 CSR에 대한 요구도 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 중 하나로 경영판단에서 고려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패널로 나선 현진권 자유경제원 원장은 “한국에서 기업의 CSR에 대한 투자가 선진국에 비해 월등히 높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CSR 지출을 확대해야 한다는 인식이 주를 이룬다”고 밝혔다.

현진권 원장은 이러한 인식의 배경으로 “민간 경제활동에도 공공의 역할을 강조하는 성향이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 원장은 “기업의 CSR 지출은 단순한 소비 혹은 자선행위가 아닌 투자행위이며, CSR 투자 수준은 수요자(stakeholder)의 수요를 만족시키면서 기업이윤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기업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 원장은 “우리 사회는 기업의 공공성 역할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인식을 가지고 있으므로, 기업에 대한 균형된 인식구조를 가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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